‘뉴스 후’는 한 주간 정치권을 달군 뜨거운 이슈의 뒷(後)이야기를 한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는 동시에 그 이슈와 연관된 인물(who)의 속마음도 다뤄보겠다는 중의적인 표현의 연재물입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좀 더 친절한 정치 뉴스로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오는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전대) 본경선 진출자들이 확정됐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들 중 과연 차기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누가 될까요.
이 궁금증의 중심에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 사람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얻은 이이고, 다른 이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오는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전대) 본경선 진출자들이 확정됐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들 중 과연 차기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누가 될까요.
이 궁금증의 중심에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 사람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얻은 이이고, 다른 이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윤심’ 얻은 김기현 vs 尹에 ‘엄중 경고’ 받은 안철수
앞서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로 인해 한 차례 큰 내홍을 겪은 터라, 대통령실과 일체감 있는 지도부 선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새 지도부는 내년 총선 압승 전략을 짜야 하는 난제가 있습니다.
두 가지 임무 모두 새 당대표에게 중대한 책무인데, 일단 윤 대통령은 자신과의 합을 더 중시하는 듯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김 후보를 관저로 초대해 3시간여 독대를 하며 윤심을 내비쳤습니다. 김 후보는 또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의원인 장제원 의원과 만남 등을 통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을 표면화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대통령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 ”고 비판한 안철수 후보에게 강한 경고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마디로 당대표감이 아님을 공언한 것입니다.
또 안 후보 측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연대, 즉 ‘윤 ·안 연대’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한 것에도 대통령실은 “대통령하고 (의원이) 같이 놀자는 것이냐”며 “시건방진 소리”라고 잘라 말하며, 향후 엄중히 경고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표명했습니다.
두 가지 임무 모두 새 당대표에게 중대한 책무인데, 일단 윤 대통령은 자신과의 합을 더 중시하는 듯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김 후보를 관저로 초대해 3시간여 독대를 하며 윤심을 내비쳤습니다. 김 후보는 또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의원인 장제원 의원과 만남 등을 통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을 표면화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대통령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 ”고 비판한 안철수 후보에게 강한 경고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마디로 당대표감이 아님을 공언한 것입니다.
또 안 후보 측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연대, 즉 ‘윤 ·안 연대’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한 것에도 대통령실은 “대통령하고 (의원이) 같이 놀자는 것이냐”며 “시건방진 소리”라고 잘라 말하며, 향후 엄중히 경고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표명했습니다.
2년 전 윤석열-이준석 ‘패싱’ 갈등...김기현, ‘울산 회동’ 성사시킨 장본인
그렇다면 윤심은 왜 김기현 후보에게 향했을까요. 일단 윤 대통령과 김 후보의 관계를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4선 중진인 김 후보는 사법연수원 15기로, 판사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인물입니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로, 대학 동문입니다. 이후 지난 20대 대선 기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하며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4선 중진인 김 후보는 사법연수원 15기로, 판사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인물입니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로, 대학 동문입니다. 이후 지난 20대 대선 기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하며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윤심을 얻은 기폭제는 이른바 ‘울산 회동’에 있다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대선 기간 이른바 ‘(당대표) 패싱’ 논란으로 갈등을 빚었던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전 대표는 2021년 12월 3일 울산의 한 고깃집에서 만났는데, 이 회동을 성사시킨 장본인이 바로 김 후보였던 것이죠.
울산은 김기현 후보의 지역구인데, 당시 당무를 거부하고 전국을 떠돌던 이 전 대표가 마침 울산에 온다는 소식을 윤 후보에게 알렸고 윤 후보가 울산으로 내려와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이날 마음을 푼 이 전 대표는 ‘원팀’을 외쳤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했습니다. 이에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는 정상 출범했고, 결국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됐습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김기현 후보가 울산 회동을 성사시키면서 윤 대통령에게 ‘협상의 묘’를 발휘하는 인물로 각인됐다고 봅니다. 실제로 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일을 참 잘하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조율을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정치 경험이 짧은 윤 대통령으로선 그날 회동 덕에 이준석도 김종인도 얻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니 김 후보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김 후보가 특히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지만, 야당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이 대표를 감싸는 데 적극적입니다. 앞서 두 차례 검찰 출석과 조사 후 귀가 때 많은 야당 의원들이 동행한 것을 보고, 윤 대통령은 부러움 반 시샘 반이었을 것입니다.
울산은 김기현 후보의 지역구인데, 당시 당무를 거부하고 전국을 떠돌던 이 전 대표가 마침 울산에 온다는 소식을 윤 후보에게 알렸고 윤 후보가 울산으로 내려와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이날 마음을 푼 이 전 대표는 ‘원팀’을 외쳤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했습니다. 이에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는 정상 출범했고, 결국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됐습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김기현 후보가 울산 회동을 성사시키면서 윤 대통령에게 ‘협상의 묘’를 발휘하는 인물로 각인됐다고 봅니다. 실제로 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일을 참 잘하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조율을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정치 경험이 짧은 윤 대통령으로선 그날 회동 덕에 이준석도 김종인도 얻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니 김 후보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김 후보가 특히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지만, 야당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이 대표를 감싸는 데 적극적입니다. 앞서 두 차례 검찰 출석과 조사 후 귀가 때 많은 야당 의원들이 동행한 것을 보고, 윤 대통령은 부러움 반 시샘 반이었을 것입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권을 잡았지만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가 껄끄러웠고, 결국 비대위까지 꾸려졌습니다. 여전히 당내 비윤(非윤석열)계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 그에겐 큰 부담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당에 전달할 ‘관리형 당대표’가 절실할 것입니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서 친윤계 후보들에게 공천을 주려는 목적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면서 소위 ‘정치적 빚’을 진 사람들에게 자기 뜻을 대신할 당대표를 통해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윤심을 얻은 김 후보를 보면, 2012년 5월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됩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향후 대선을 대비한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5선의 황우여 전 원내대표를 적극 지원해 당대표로 만들었습니다. 그때 친박(親박근혜)계 위세는 지금의 친윤계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당시를 상기한 복수의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황우여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친박 일색 지도부가 형성됐고, 그해 말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서 친윤계 후보들에게 공천을 주려는 목적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면서 소위 ‘정치적 빚’을 진 사람들에게 자기 뜻을 대신할 당대표를 통해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윤심을 얻은 김 후보를 보면, 2012년 5월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됩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향후 대선을 대비한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5선의 황우여 전 원내대표를 적극 지원해 당대표로 만들었습니다. 그때 친박(親박근혜)계 위세는 지금의 친윤계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당시를 상기한 복수의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황우여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친박 일색 지도부가 형성됐고, 그해 말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고 전했습니다.
金·安, 사상 첫 결선투표 안 하고 싶은데...尹 참석, 누구에 유리할까
어찌 됐든 막이 오른 국민의힘 전대 본경선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를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와 정통 보수파 황교안 후보가 얼마나 흔들지 주목됩니다.
특히 김·안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단번에 당대표로 선출될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번 전대 선거는 ‘당심 100% 투표’를 통해 치릅니다.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취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선관위는 기존 전대 규칙인 당원투표(70%)와 여론조사(30%)를 없앴습니다.
문제는 이번 전대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 1·2위 후보는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어 두 사람은 전대 다음 날인 9일 1·2위 양자 토론회를 엽니다. 이어 10∼11일 온라인(K-보팅)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결선투표를 진행, 12일 최종 결과를 통해 ‘당대표’ 왕좌를 차지하게 됩니다.
특히 김·안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단번에 당대표로 선출될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번 전대 선거는 ‘당심 100% 투표’를 통해 치릅니다.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취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선관위는 기존 전대 규칙인 당원투표(70%)와 여론조사(30%)를 없앴습니다.
문제는 이번 전대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 1·2위 후보는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어 두 사람은 전대 다음 날인 9일 1·2위 양자 토론회를 엽니다. 이어 10∼11일 온라인(K-보팅)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결선투표를 진행, 12일 최종 결과를 통해 ‘당대표’ 왕좌를 차지하게 됩니다.
김·안 후보 모두 압도적 승리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컷오프 발표 당일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차 투표에서 반드시 과반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결선투표에 대해서 김 의원은 “당연히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지금까지 그 확신에 한번도 흔들림이 없다”고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안 후보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자들이 함께한 ‘더 나은 미래 서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경선 후보를 뽑는 기준은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누가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준이라면 안철수가 적임자”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두 사람이 자신하는 결선투표 없는 선거는 가능할까요. 이미 윤 대통령은 3·8 전대 참석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달 1월 26일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의 관저 오찬 회동에서 “당원들이 많이 모이고 전대라는 좋은 축제이니, 가서 꼭 참석하고 인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의 참석으로 인해 김·안 후보의 희비가 교차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최근 대통령실은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안 후보 등에 대한 ‘당무 개입’ 논란에 대해 “당비 300만원을 냈으니 얘기 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낸 바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고, 윤심을 앞세운 김 후보와 최근 행보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연출된 데는 윤 대통령의 입김이 상당했다는 후문입니다. 다음달 8일 전대에서 ‘당비 300만원을 낸’ 당원으로서 윤 대통령이 과연 어떤 축사를 할지 더 궁금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