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같은 날 서로 상반된 표정을 보였다. 넥슨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고, 엔씨소프트는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넷마블은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연간 영업손실만 1000억원을 돌파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2022년 매출 3537억엔(약 3조3946억원), 영업이익 1037억엔(약 9952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하반기 '히트2'가 나란히 흥행에 성공하며 '쌍끌이' 역할을 한 덕분이다. 기존 게임 중에서도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이 고루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넷마블은 결국 연간 적자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조6734억원으로 2021년보다 6.6% 늘었으나 4분기 연속 손실 행진 속 연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기대작으로 꼽혔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이 다소 아쉬운 흥행에 머무른 데다가, 2조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했던 미국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의 성장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작용했다.
올해 이들 실적의 관건은 결국 '신작'이다. 넥슨은 지난 1월 출시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나이트워커'를 시작으로 신규 IP 게임과 각 플랫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라인업을 강화하며 실적 상승에 박차를 가한다. 엔씨는 상반기 중 출시되는 PC·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에 기대를 건다. 올해 출시 예정인 게임 가운데 가장 대작으로 꼽히는 데다가, 여전히 높은 리니지 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말 중국의 판호(게임 허가권) 발급이 재개된 것을 계기로 중국 진출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넷마블은 신작 출시를 통한 흑자 전환이 지상 과제다. 올해 신작 출시 예정작만 9개에 달하며, 지난해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 4개에 대해서는 연내 현지 출시를 추진한다. 이를 합치면 총 13개의 게임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는 셈이다. 2분기 신작 3종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대표 기대작으로 꼽히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신작 4종을 내놓는다. 이들 게임을 통해 하반기 중 적자에서 탈출하겠다는 것이 넷마블의 계획이다.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비용 효율화' 역시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영업비용을 전년 대비 33% 줄인 엔씨는 올해 TL 등 신작 출시에도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을 예정이다. 인력 증가폭 역시 기존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 역시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집중하며 효율화 기조를 지속하고, 인력 증가 역시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