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리기 무섭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12년 만에 첫 감소…은행 가계대출도 4조 이상 '뚝'

2023-0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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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회피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4조원 이상 급감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 증가세가 멈췄는데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05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1058조1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주담대 개별 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된 데다 전세대출이 눈에 띄게 줄었고 신용대출과 같은 기타 대출 역시 높아진 금리 수준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 폭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하락세는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과 같은 기타 대출이 이끌었다. 1월 중 기타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4조6000억원 급감한 253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하락 기조를 이어갔다. 기타 대출은 작년 한 해에만 총 23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윤 차장은 "높아진 금리 수준, 강화된 대출 규제(차주 단위 DSR 3단계) 영향뿐 아니라 1월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가세해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담대 역시 1월 말 기준 잔액 규모가 79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그동안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집단대출과 전세자금 수요에 따라 주담대 규모는 매달 상승을 기록해 지난해에만 20조원가량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는 정책모기지와 집단대출이 각각 1조7000억원, 3000억원 증가한 반면 전세대출 규모는 1조8000억원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전세대출은 지난해 11월 1조원 감소를 시작으로 석 달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주담대 감소 추세는 이날 별도로 발표된 금융위원회 가계대출 통계 자료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집계한 한은과 달리 금융당국 통계는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보험사,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합산해 발표한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주담대 규모는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6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앞서 한은 발표와 같이 은행 주담대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주담대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모기지가 증가했으나 은행권 전세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가 감소하면서 통계를 산출한 이후 처음으로 주담대가 감소세를 나타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도 대출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더불어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규제 정상화 조치도 차질 없이 이행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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