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형 종합병원들이 생명과 직결된 일부 진료과목에 의사가 부족해 고심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의 3곳 대형 종합병원들이 전공의(레지던트)가 부족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에서는 올해 전반기에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소아청소년과 정원 9명 중 2명만 충원됐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정원 2명을 채웠지만 1∼4년 차 전체 인원 16명 중 6명만 근무하고 있다.
지원자가 없는 조선대병원은 조만간 4년 차가 떠나면 정원 8명 중 3명만 유지되고, 광주기독병원도 12명 중 3명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충원에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지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 중 3분의 1밖에 없는 상황이고, 소아응급진료를 하는 곳도 전남대병원 한 곳뿐이다.
산부인과 사정도 비슷하다. 전남대병원은 정원 5명을 채웠지만 조선대병원(정원 1명에 지원자 0명)과 광주기독병원은 전공의 부족으로 정원을 늘리지도 못했고 배정받지도 못해 의사가 부족하다.
외과의 경우 조선대병원은 정원 4명을 채웠지만, 전남대병원은 정원 5명에 2명만 뽑았다.
흉부외과의 경우 전남대병원은 정원이 3명이지만 2명을 선발하는데 그쳤다.
비뇨의학과의 경우 전남대병원은 정원 2명을 뽑았지만 조선대병원은 14명 모집에 9명만 선발했다.
내과만 전남대병원 17명(정원 17명), 조선대병원 5명(정원 6명), 광주기독병원 2명(2명)으로, 대부분 정원을 채웠다.
이들 병원은 오는 9월 후반기 모집 때 전반기 미달 인원과 중도 포기로 생긴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소위 ‘안·영·재’로 불리는 안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 피부과 등 인기 학과로 지원자 쏠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진료수가가 낮고 중증·응급 환자를 다루거나 의료소송 등에 휘말릴 위험이 높은 과들은 기피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현행 입원·진료 수가 2배 인상과 특별법 제정, 정부 전담부서 신설 등 긴급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의 한 소아과 전문의는 “소아과는 진료 시간이 더 길고 보조 인력도 더 필요하지만 검사나 수술 비중이 현저히 낮고 진료 행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기본 진료수가를 조정하지 않는 이상 어려움을 감수하려는 의사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