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또 한 번 檢 출석 이재명...'만반의 준비'에도 당 내부 '흉흉'

2023-01-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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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하루 출석으로 사전 차단...장외투쟁 시발점이란 분석도

李, 전북 찾아 '야당 탄압' 등 강조하며 여론전 돌입

'동행 출석' 규모 관전 포인트...친명계 동참에 비명계 비판↑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마스크를 벗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검찰 출석을 목전에 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민주당 내부가 복잡하다. 대장동, 성남FC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당 흔들기' 목적의 '정치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이 대표 리스크에 대해 당 전체가 일제히 대응에 나선 것에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의원들 다수는 '정치보복 수사에 맞서자'는 태도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를 필두로 이 대표 혐의에 대한 결론이 명확히 드러나 당 리더십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로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전화를 돌리고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을 만나는 등 당내 접촉면을 부쩍 넓히는 모양새다. 또한 이 대표는 28일 토요일을 출석일로 정해 검찰의 이틀 조사 요구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러한 와중에 이 대표가 전북을 찾아 '야당 탄압' 등을 강조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이 장외투쟁의 포석을 다지는 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변호사만 대동하고 혼자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민주당 의원과 지지자들은 잇달아 동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 출석 당일 서울중앙지검이 위치한 서초동은 이 대표 지지층의 대규모 집회가 예상된다.

◆'민생' 메시지 집중하는 이재명...檢에 '민생 방해' 프레임

최근 이 대표의 메시지는 '민생'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난방비 폭탄 민주당·지방정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부가 난방비 폭탄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고, 오후엔 호남을 방문해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일정을 소화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민생을 부각하는 이유는 검찰에 '민생 방해'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대선 때부터 '일 잘하는' 이미지를 드러내 왔는데, 민생을 강조함으로써 "검찰이 일을 방해한다"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나 홀로 출석'을 강행하는 것도 주목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도 읽힌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일 포토라인 앞에서 내놓을 메시지도 최소화한다는 태도다.

다만 이 대표의 의도와는 달리 이번에도 현장은 문전성시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당일 중앙지검 앞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친명계 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층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이러한 반응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집회가 예고된 중앙지검 앞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상반됐지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여전히 그를 '검찰의 희생양'으로 여기는 기류가 강하다. 그 연장선으로, 이 대표가 '검찰에 탄압받는 현직 야당 대표'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檢 소환 이틀 전 호남 찾은 李..."잘 지켜달라"

이 대표는 지난 26일 전북을 찾아 "사필귀정을 믿는다"며 자신의 결백을 피력했다. 민생 행보를 표방하면서도 검찰을 비판하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잘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으로 전북 정읍시의 한우 축사와 가축시장을 방문하고 축산농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비육우 소값이 떨어지는데 농민들은 손해를 안 보려 (소를) 시장에 출하해 가격이 폭락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런 경기에 대응해 사육두수를 조절하거나 지원하는 식으로 (가격의) 진폭을 줄이는 게 정부 역할인데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후 전주시로 이동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에서 당원들과 만났다. 이어 다음날인 27일에는 익산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군산시 공설시장을 방문하며 이틀간의 전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민생 행보를 표방했으나, 검찰 수사와 관련 자신의 결백과 지지를 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읍역에 도착해 만난 지지자 200여명 앞에서 "저는 잠시 안개가 실상을 가려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실상이 드러난다는 사필귀정을 믿고 살아왔다"며 "수없이 공격당하고 음해당했지만, 실체가 다 드러나서 많은 국민들이 진정성과 성과를 인정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부연했다.

이후 이날 전북 군산에 방문한 이 대표의 발언은 더욱 거세졌다. 그는 "독재의 시대가 왔다. 이제 다시 우리가, 국민이 나설 때가 됐다"며 "다시 헌정 질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국민 아닌 소수 권력자가 나라 주인이 되려는 비정상 상태가 왔다"고 윤석열 정부의 야당 정치 탄압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방치하면 그들 세상이 된다"며 "국민, 나라를 위해 행사하라고 권력을 줬더니 국민을 가해하고 나라의 미래를 망치고 있지 않나"라며 "우리가 목숨 바쳐, 피 흘려 만들어 온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신, 군사독재 시절에도 누군가 감옥을 보내고 처벌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다"며 거듭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당 지도부 조사 당일 참석 대세..."참석한다" vs "李 뜻 존중해야"

검찰 조사 당일 당 지도부의 참석 여부는 관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친명계 지도부 중에도 "참석한다"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대표의 뜻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당 지도부 중 한 의원은 27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28일에 검찰에 가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을 예정이다. 다만 포토라인에는 같이 서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자리에 지지자들 포함해 많은 사람이 나올 예정이다. 안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본인들의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며 "재차 소환·체포동의안·기소 뭐든 좋다.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대표 본인이 만류했으니 그 의견을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애초에 지도부 차원에서는 안 가는 것으로 서로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가 기소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당헌 80조에 따르면 기소된 당직자들은 원칙적으로 당직에서 물러나게 돼 있다. 이 대표도 그 원칙을 지키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예외 조항이 있다.

친문계 김종민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와 측근과 관련된 개별적인 사실관계를 맞다, 틀리다 하는 것은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본인만 아는) 사실관계를 민주당이 책임질 순 없다"고 설명했다.

비명계도 본격적으로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비명계인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은 지난해 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기 위해 '반성과 혁신' 모임을 만들었는데 오는 31일 '민주당의 길'로 모임을 확대해 첫 토론회를 갖는다. 친문 그룹인 이인영·홍영표 의원도 최근 합류하며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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