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에서 지난 1월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열리는 ‘2023 얼음 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일찌감치 누적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축제 성공을 위해 묵묵히 활동한 숨은 일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이들의 저력이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은 100만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재개된 이 축제는 29일 폐막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축제 흥행을 일궈내면서 대한민국 대표 축제임을 또다시 증명해 보였다. 이 같은 축제 성공에는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일꾼들이 있었다.
이들은 화천군청 공무원들이었다.
축제 개막일인 7일 새벽 국도 5호선 등에는 화천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미 현장 낚시터와 예약 낚시터에는 오전 8시 30분 개장과 동시에 입장하려는 수천 명의 관광객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축제장은 화천군청 공무원들이 전날 밤 내린 폭설을 치우기 위해 새벽부터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들 덕분에 개장 첫날 폭설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산천어 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이들은 축제장에 폭설이 내리면 각 실·과별로 맡은 구역 제설작업에 나선다. 눈이 내리면 얼음 낚시터에는 보통 10cm가량 눈이 쌓인다. 이들은 새벽부터 축구장 면적 70배에 이르는 얼음벌판의 눈을 쓸고 얼음 낚시터에는 낚시 구멍을 뚫는 등 축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온 힘을 쏟아부었다.
지난 13일은 모든 공무원을 긴장시켰다. 때아닌 초봄 날씨에 겨울비가 새벽부터 오후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화천군은 축제를 하루 휴장했지만, 이들에게는 할 일이 있었다. 얼음을 지키기 위해 빗물의 축제장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우비에 장화를 신고 빗자루와 삽, 넉가래 그리고 물통, 우수관로, 양수기 등으로 빗물 퍼내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들의 축제장 사수에 축제는 다음 날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이번 축제는 지금까지 세 차례의 폭설과 한차례의 비가 내렸다. 개막 첫날인 7일에는 눈이 오고 13일에는 때아닌 봄비가 내렸다. 그리고 15일에 이어 19일과 20일 사이에는 또다시 많은 눈이 내렸다. 이들은 이때마다 자연과의 사투를 벌이는 밤샘 근무에 피로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축제장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일념에 힘든 줄도 모른다.
이들은 축제 폐막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5일 밤에도 비상 대응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기상청에서 26일 새벽 0시부터 오후 15시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2~7㎝의 눈이 올 것으로 예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많은 양은 아니지만,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 축제 프로그램에 따른 해당 실·과는 비상근무로 축제 운영에 이상이 없도록 대응한다.
여수에서 온 관광객 차모(40) 씨는 비가 오는 날 장화를 신고 삽으로 얼음을 제거하는 공무원의 모습에 “삽으로 계단의 얼음을 깰 때 손이 매우 시렸을 텐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손을 잡고 이동시켜 주는 등 밝은 미소로 친절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또 경기 광주에서 온 최모(56) 씨는 “많은 사람이 새벽부터 빗자루와 넉가래 등을 들고 사람이 다니는 길을 구석구석 치우니까 불편함이 없었다”며 “나중에 (얼음 제거 작업하는 사람들이) 화천군 공무원들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칭찬했다.
화천군 화천읍 주민 김모(45) 씨는 “산천어축제 기간에 많은 자원봉사자가 있고, 고생하지만 아무래도 공무원들의 헌신으로 성공적인 축제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우리 화천군 공무원분들에게 군민으로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