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차량 이익 마진 급감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매출 및 이익이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보고한 테슬라는 경쟁 심화 속에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테슬라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37% 증가한 180만대로 예상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둔화한 성장 속도다. 2021년에는 약 93만6000대, 2022년에는 약 131만대를 팔며 전년 대비 각각 87.4%, 40.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80만대를 팔 경우 이는 전년 대비 37.4% 성장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더 높은 생산 속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우리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두드러진 매출과 수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어떤 경쟁사보다 잘 견뎌낸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수요 둔화에 직면해 있다. 로이터는 “최근의 급격한 글로벌 가격 인하는 이윤을 희생하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을 나타낸다”며 “수요가 약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가렛 넬슨은 "테슬라의 수요 전망은 다른 어떤 자동차 회사보다 훨씬 낙관적"이라고 평하면서도 "마진이 조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영향과 더 높은 원자재 비용 때문이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마진은 공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추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초부터 잇달아 제품 가격을 올린 테슬라는 작년 말부터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는 무려 20%나 가격을 낮췄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작년 4분기 매출은 243억2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241억 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4분기 자동차 영업이익률은 25.9%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연간 50%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4분기에 40만5278대에 달하는 차량을 인도했다.
4분기 순이익은 36억 9000만 달러(주당 1.07달러)로 전년 동기 23억 2000만 달러(주당 68센트)보다 증가했다. 조정된 주당 순이익은 1.19달러로 월가 평균 전망치인 1.13달러를 상회했다.
테슬라의 연간 이익은 17억 8000만 달러의 규제 크레딧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연말 기준 현금 비축액은 222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가격 할인 전쟁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총알로 작용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