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난해 연간 가계 저축액 3200조원…풀리면 약일까? 독일까?

2023-01-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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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중국의 가계 연간 저축액이 '제로코로나' 여파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이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지금, 막대한 자금이 풀릴 경우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이 가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전국 가계가 보유한 위안화 예금이 17조8000억 위안(약 2조6000억 달러, 약 3239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 중국 가계의 위안화 예금인 9조9000억 위안(약 1800조원) 대비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FT는 지난해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의 영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계의 초과 저축이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제로코로나’ 정책이 폐기되면서 올해 중국 소비자들의 억눌린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회복이 세계 경제 침체 회복의 희망이 되었고 글로벌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주요국들의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자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와 같이 다시 한번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세계 경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이 △초과 저축으로 인한 소비 △가계의 재무 상태 개선 △고용 시장 및 소득 회복 기대 등의 영향을 받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
반면 중국발 소비 자금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의 자금이 글로벌 시장에 풀리면 인플레이션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하고 결국 경기는 더욱 둔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일 블룸버그는 중국의 △가계 초과저축 △제로코로나 폐지로 인한 리오프닝 △인민은행의 금융 완화가 겹치면서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강력한 수요는 환영할 일이나 중국의 경제생활 정상화는 “우리 중 많은 이들에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중국의 가계 초과저축이 해외여행으로 이어지며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셰나 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3년간 고립된 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많이 억눌려 있다”며 “해외여행이 사실상 전무했던 상태에서 2023년 말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75%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 풀리는 중국의 자금 규모는 사실상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의지를 잘못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의 경제 성장 반등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과 저축액 중 오직 2000억 달러(약 245조6400억원)만이 시중에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의 돌풍에 대한 과대평가가 존재한다”며 “초과저축은 쉽게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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