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글로벌 선두 '현대차‧테슬라'…세계 각국서 총성 없는 전쟁

2023-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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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안방 점유율 3위 올라서

테슬라, 中 이어 印尼공장 맞불 전략

6억6000만명 차세대 시장 전면승부

글로벌 전기차 선두 주자인 현대자동차와 테슬라 간에 소리 없는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테슬라는 현대차가 일찌감치 차세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생산공장을 마련하는가 하면 현대차는 테슬라 안방인 미국에서 전기차 성장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른 현대차에 생산기지 설립으로 맞불을 놓은 유럽 시장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인도네시아에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생긴다면 중국 상하이에 이은 아시아 두 번째 생산기지가 된다. 

테슬라가 인도네시아 진출을 실현하면 현대차와 전면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세워진 현대차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5만대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아이오닉5 판매량은 1845대다. 이는 2021년 인도네시아 한 해 전기차 판매량(693대) 대비 3배 가까운 판매량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6억6000만명을 보유한 아세안 지역을 공략할 교두보로 꼽힌다.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두고 양사 간 눈치싸움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테슬라 신규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100만대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아세안 지역에서 EV6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 대해 직접 판매에 나서 전기차 선두 입지를 공고히할 계획이다. 

양사 간 경쟁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 판매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96.2% 증가한 5만8028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판매량(4169대) 대비 14배 수준이다. 점유율은 7.1%로 3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65% 점유율로 여전히 1위를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해서는 7%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내년 완공될 조지아 공장 가동 전까지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제네시스 전기 승용형 다목적차(SUV)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는 등 현지 공략을 강화할 전략이다. 기아도 기존 조지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혼류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대차 약진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로 현지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들어 미국에서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1만3000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모델 Y는 기존 가격 대비 20% 저렴한 5만2990달러, 모델 X PLAID는 14% 할인한 11만9990달러에 내놨다.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S 등도 10% 이상씩 할인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유럽도 양사 격전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1월 총 98만6860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유럽 자동차시장의 바로미터인 독일에서는 전기차 1만5033대를 판매하며 테슬라(3만1505대)를 추격 중이다. 일등 공신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되고 있는 아이오닉5와 코나다. 

두 모델은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 오르며 유럽 시장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의 진격에 맞서 테슬라는 유럽 첫 생산기지로 독일을 낙점하고 지난해 초부터 연 50만대 생산 공장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당장 유럽 전기차 전용공장을 만들기보단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 추이를 보며 유럽과 미국 공장 라인 하나씩을 바꿔가는 식으로 테슬라에 대처하다가 전기차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면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하거나 신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6일 현대자동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전기차 '아이오닉5'에 서명을 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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