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첫 중장기 에너지 정책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설정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대폭 줄이면서 '탈원전 정책'의 폐해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이 붕괴 위기를 겪었던 것과 같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지원가 투자가 줄면서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의 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32.4%, 신재생에너지는 21.6%로 설정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였음에도 무탄소 전원인 원전 비중을 확대해 2030년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NDC 상향안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1억499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전환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0차 전기본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 목표는 기존 계획보다 6년 후인 2036년(30.6%)으로 미뤄지는 셈이다.
11일 정부가 10차 전기본을 보고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반발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한 각국의 탈석탄 추세에서 국내 석탄발전 비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9차 전기본에 비해 늘었으며 현재 보급여건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의 추가 확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지난 정부 5년동안 신재생 설비용량이 연평균 3.5GW 증가한 반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1.6% 달성을 위해서는 연 5.3GW 증가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정부 해명에도 신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번 정부 들어 태양광·풍력발전 보급 과정의 부정·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신규 사업과 투자 등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신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핍박으로 최근 보급량이 예년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업계에서는 5년내 산업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 세계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 70~80%가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원전과 적절한 믹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