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아성 동남아 공략 나선 현대차…추격 첨병은 '전기차'

2023-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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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인구 6.6억명에 1인당GDP 급증

미래 최대 시장 급부상하며 글로벌 러시

현대차, 인니·태국 등서 日 브랜드에 밀려

전기차 모델 확대 통한 경쟁력 강화 방침

[그래픽=아주경제]

동남아 시장이 글로벌 완성차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는 미래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전기차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동원해 차세대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동남아 시장 '안방마님'인 일본 완성차 기업들에는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기차 전략이 미국에 이어 동남아에서도 성공하면 현대차그룹은 신시장 개척은 물론 중국·러시아 시장 부진 만회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완성차 2만9875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3.2%에 그치지만 2021년 판매 3005대, 점유율 0.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순위는 일본 히노, 미쓰다, 닛산을 제치고 13위에서 5계단 오른 8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상위권 일본차 브랜드 입지는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완성차 30만3282대를 판매하며 1위 브랜드를 기록했다. 이어 다이하쓰(17만8850대), 혼다(11만8638대), 미쓰비시 모터스(9만8239대), 스즈키(8만418대), 미스비시 후소(3만3749대), 이스즈(3만3741대)가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7개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89%다. 이는 1960~1970년대부터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결과다. 

현대차는 태국에서 소매 기준 신차 4157대를 판매하며 토요타(21만2573대), 이스즈(16만5359대), 혼다(7만7136대), 미쓰비시(4만1425대) 등 일본 브랜드 판매량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브랜드는 1000만~2000만원대 픽업트럭과 소형차로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동남아 내 전기차 생산을 선언하고 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자국 브랜드 중심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주요 동남아 국가가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태국은 2030년까지 자국 내 자동차 생산 중 20~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며 600만원대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 인구는 6억6000만명에 달하고 1인당 GDP도 1만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 지역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향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동남아는 뺏겨서는 안 되는 주요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년 가까이 러시아 내 생산을 멈추고 있다. 중국 내 점유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져 이를 만회할 시장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현지 전략 모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전기차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 중이다. 올해부터는 EV6 등 주요 전기차를 현지 딜러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다른 브랜드가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가 된 틈을 타 중저가 전기차 모델을 늘리는 강수를 둬야 한다는 전략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 내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은 1000대 안팎에 그치지만 점유율은 80%를 웃돈다.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현지 전략 모델을 늘려 일본 브랜드와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해외 전략형 소형차인 그랜드 i10를 국민차로 올려놓으며 지난해 1~11월 시장점유율 33%로 도요타(20.4%), 미쓰비시(9%), 혼다(7.1%)를 제쳤다. 현대차는 소형 다목적차량인 스타게이저와 소형 SUV 크레타에 대한 동남아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현지 전략 모델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공장을 설립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 판매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글로벌 주도권을 쥔 현대차가 각국의 세제 혜택 등을 따져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펼친다면 일본 브랜드와 틈을 벌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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