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왕위 쟁탈전…에이스‧시몬스, 형제간 신경전

2023-01-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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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유수 에이스침대·시몬스침대 회장, 안성호 에이스 대표, 안정호 시몬스 대표. [사진=아주경제 DB]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와 시몬스가 가격 인상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몬스가 가격 동결 정책을 밝히며 에이스를 저격하자, 에이스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형제 회사로 에이스는 창업주 안유수 회장의 장남인 안성호 대표가, 시몬스는 차남인 안정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시몬스가 부동의 1위 에이스를 위협하면서 형제 간 왕위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에이스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역대 최고 규모인 1700억원을 돌파했다”며 “업계 2위와의 격차를 확 벌렸다”고 밝혔다.
 
에이스가 지목한 ‘업계 2위’는 시몬스로, 최근 몇 년간 시몬스가 유통망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업계 1위 에이스를 추월하느냐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는 오히려 시몬스와 격차를 더 벌렸다며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에이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몬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에이스는 “2017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만 5년간 단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며 “최근 2년째 가격을 동결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시몬스가 2017년 말부터 6차례 가격을 인상한 것과 대조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몬스는 2021년에 3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주요 매트리스 제품군의 가격 인상률도 비교했다. 에이스는 “시몬스의 매트리스 윌리엄과 헨리의 경우 2017년 12월 대비 65~87%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에 반해 에이스침대 베스트셀러인 하이브리드테크 레드와 블루는 약 30~33%가량 인상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에이스가 이처럼 시몬스를 저격하고 나선 건 반격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이스 관계자는 보도자료 배포 이유에 대해 “최근 업계의 가격 인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자사 매출 공개를 위한 성격의 보도자료가 아니라는 의미다.
 
앞서 시몬스는 지난 2일 “침대‧가구‧렌턴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시몬스 침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자사 가격 동결 정책을 발표하면서, 에이스를 포함한 가구 업계 전반의 도미노 가격 인상 방침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시몬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에이스는 지난해 최대 20% 가격을 올렸다”며 “씰리침대와 템퍼도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적었다. 이외에 한샘‧현대리바트‧이케아코리아‧일룸‧신세계까사‧에몬스‧에넥스 등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행렬을 언급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에이스가 시몬스를 공개 비판하면서 형제 기업의 경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업계에서는 시몬스가 지난 30여 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에이스를 위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3054억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에이스가 2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 매출을 내기까지 5년이 걸린 반면, 시몬스는 2년 만에 이 구간에 진입했다.
 
시몬스는 지난 2021년 전년도 실적을 발표하며 “침대업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뒀다”며 에이스를 저격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아직 시몬스가 에이스를 꺾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1위 도약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침대 사업을 1~2년 할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에이스를) 추월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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