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대표적 '애플 하청업체' 폭스콘의 최대 경쟁사인 중국 럭스쉐어(Luxshare)와 아이폰 프리미엄 모델 대량 생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폭스콘은 그동안 아이폰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 프로의 생산을 전적으로 담당해 왔다. 반면 럭스쉐어는 최근 수년간 에어팟 및 아이폰을 일부 생산하며 애플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점점 넓혀왔지만, 아이폰 프리미엄 생산 계약 수주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FT는 아이폰 14 프로의 생산 주문 이전이 럭스쉐어의 성공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정저우 폭스콘 공장 사태 이후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리스크 완화를 추진하기 위해 럭스쉐어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럭스쉐어는 애플의 대규모 투자 덕분에 단기간 내 아이폰 프리미엄 라인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이사야리서치의 에디 한 애널리스트는 “(럭스쉐어가)아이폰 프로 모델을 생산하는 데는 애플의 ‘강력한’ 투자가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 애플의 한 직원도 “공급망 관리 인력 증원 등 애플의 헌신적인 투자 덕분에 럭스쉐어는 최신 주문을 소화하는 데 단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폭스콘 공장도 새로운 아이폰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 라인을 개편하는 데 보통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럭스쉐어가 가장 큰 협력업체로 애플이 등극하면서 럭스쉐어의 연간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 20억 달러(약 2조5400억원)를 밑돌았던 매출은 2021년 240억 달러(약 30조 520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같은 기간 계약 경쟁 때문에 마진율은 8.6%에서 5.1%로 감소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은 이런 흐름을 의식한 듯 전기차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3일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소요 사태와 총매출 하락으로 애플과 폭스콘의 밀월 관계가 식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폭스콘이 전기차로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