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당면한 위험요인으로 얼어붙은 유동성, 위축된 부동산 시장, 취약차주 증가, 제2금융권 건전성 문제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 간 협조를 강화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힘내라 우리 경제, 도약하는 한국금융’ 토론회를 열었다. 여의도연구원이 공동 주최했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자로 나섰다.
금융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은 경직된 ‘채권 시장’이다. 치솟은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금리로 수요가 메말랐고,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11월 금융 불안지수는 23으로 위기단계(22)를 넘어섰다. 최근 들어 상황이 소폭 진정됐으나,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다.
부동산은 매매 수요가 줄며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고,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이는 제2금융권 중심의 ‘부실 현실화’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올해 추진 정책의 핵심 방향을 시장 불안에 대한 ‘적시대응’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 내 불안 심리 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걸 목표로 한다. 정부, 한은과의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필요 시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 그 일환으로 작년 10월부터 유동성 경색을 풀기 위한 5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행 중이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방지를 위해 브리지론에서 본 PF로 넘어가는 사업자 보증 범위를 늘린다.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 사업자 보증도 신설키로 했다. 미계약 물량으로 ABCP 상환이 어려워지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업자 보증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선 올해 정책 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10조원으로 잡았다.
금융감독원도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후방 지원을 펼친다. 정우현 금감원 감독조정국장은 “금융사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사업장별 사업성을 면밀히 평가해 정상 사업장에는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에겐 경기둔화 시에도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주문할 계획”이라며 “특히 시장성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제2금융권은 유동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종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