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바이오 창업의 신'이라 불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로버트 랭거 교수를 만난다.
고양특례시는 이 시장이 오는 8~12일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마이애미 방문 중에 랭거 교수를 면담할 예정이다.
자신의 공약인 경제자유구역 등지에 조성하는 바이오 정밀 의료 클러스터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이 시장은 랭거 교수와의 만남에서 바이오 정밀 의료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부터 약물 전달 기술(DDS) 연구에 집중해 왔으며, 이 중 '분자 전달 나노입자' 연구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통해 수십억 명이 쓸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모더나 성공으로 그의 자산 가치는 2조 400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1500편 넘는 과학 논문에 저자로 참여하는 한편 특허만 1400개 출원한 랭거 교수는 창업 초장기부터 VC(벤처캐피털)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전문경영인을 초빙하는 VC 주도 창업 모델을 구현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더나 역시 '플래그십벤처스(Flagship Ventures)'란 VC가 주도적으로 기획 창업한 회사다.
랭거 교수는 한국의 혁신 신약 발굴기업인 지뉴브와 멥스젠, 엔투텍의 고문역을 맡았으며, 현재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차세대 항체 치료제 회사인 미국 자회사 에이비 코퍼레이션을 통해 셀트리온과 최대 2조 4300억원 규모의 이중항체 공동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대학 기초연구 결과물을 실용화까지 연결하는 미국식 ‘VC 주도 창업 모델’을 국내 현실에 맞게 개량·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장은 당초 오는 5~11일 공식 출장으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IT 박람회인 미국 CES와 세계 최대 첨단기술 연구단지인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새해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면서 준예산 체제가 되자 당초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일정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경비도 이 시장 자비로 부담해 수행비서 없는 미국 단독 출장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최종 선정을 위한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가 주력하는 바이오, 마이스, 반도체, IP(지식재산), 문화 등 핵심 전략산업이 필요하다"며 "랭거 교수와의 면담이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등지에 추진하고 있는 바이어 정밀 의료 클러스터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자족도시 기반을 마련하고자 바이오 정밀 의료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기초 연구와 연구 개발, 교육, 임상시험, 마케팅, 사업화까지 이뤄질 수 있는 바이오 정밀 의료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양 바이오 정밀 의료 협력지원센터' 건립을 비롯해 국내·외 의료기관 유치, 병원·대학·연구소 협의체 구축, 바이오 메디컬 전문 VC 유치,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