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홍역' 치르고 힙겹게 출발...'기한 연장' 논란으로 또다시 발목 잡혀
현재 국조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는 기한 연장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이 꼽힌다. 예정된 국정조사 시한은 내달 7일로, 이 기간 동안 △2차 기관보고 △3차 청문회 △재발 방지대책 공청회 △결과보고서 채택을 모두 끝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시간이 부족해 기한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조 기한 연장을 국민의힘에 공식 요구한다"며 "남은 국조 기간 동안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기한 연장을 뒷받침할 이유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같은 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애초에 여야 합의로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 이후 국조를 실시하는 것이었고, 기간도 설정돼 있었다"며 "왜 기한 연장이 필요한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만 (기한 연장) 논의가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국조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예산안 처리와 국조의 진행 순서를 두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면서 국조특위 활동 기간의 절반이 허비됐다. 이에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개문발차' 형태로 야 3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단독 국조를 진행했다. 이후 여야가 극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국조 역시 순행을 기대했으나, 기한 연장 문제로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힌 셈이다.
◆'증인 채택' 넘겼더니 '도둑 촬영' 논란 발생...'산 넘어 산'
이 밖에도 국조 일정 곳곳에서 잡음이 나고 있다. 여야는 내달 열릴 청문회 증인 목록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특히 여당은 '닥터카 탑승 논란'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야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인 한덕수 총리를 소환해야 한다고 각각 주장했다. 계속된 충돌 끝에 여야는 지난 27일 신 의원과 한 총리를 제외한 증인 채택에 합의했다.
그로부터 이틀 만에 '도둑 촬영' 논란이 발생했다. 국조특위는 지난 29일 2차 기관보고를 진행했는데, 정회 도중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의 보좌진이 조수진·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대화를 몰래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회의는 파행된 상태다.
이를 두고 이만희 국조특위 국민의힘 간사는 "국조 위원장인 우상호 의원에게 용 의원의 공개 사과와 진상 규명, 용 의원의 국조위원 사퇴를 요구 중"이라며 "정회한 상태에서 몰래 '도촬(도둑 촬영)'을 하고 도청하는 행위가 적발된 상황에서 어떻게 특위를 할 수 있나"라고 밝혔다.
이에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자극적인 말로 없던 일을 지어내는 것"이라며 "아니나 다를까 국조 회의를 파행하면서 횡포의 목적이 국조의 발목잡기 위함임을 시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촬영한 보좌진은 지난 3년간 용 대표의 의정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정회 선포 직후 개회 시간 조정을 요청하고 있어 촬영을 중단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