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각종 보조금 정책을 꺼내들면서 주력 수출 품목으로 부상한 전기차의 수출길이 좁아지고 있다. IRA 내 보조금 지급 규정상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한국산 전기차는 올해 '연 20만대 보조금 제한 쿼터'가 해제되는 테슬라, GM 등에 밀려 판매가 급감할 위기다.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인 미국은 전기차를 비롯해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서도 '메이드 인 USA'를 외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견제는 전체 반도체 수출량의 40%를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다. 우리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고 천문학적인 투자 역량을 갖춘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미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IRA 영향은 지난해부터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지켰던 현대차·기아는 같은해 8월 시행한 IRA의 여파로 판매량이 줄면서 1~11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포드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미국에서 누적 2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요건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상한선 규제마저 사라지면서 테슬라와 GM 등 북미 공장을 갖춘 업체에 점유율을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IRA의 시행을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이 가동하는 3년 뒤로 미루고 당장 IRA 적용 대상이 아닌 렌트카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범위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 등이 차별적 조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북미 최종 조립 조건 등 세부 규정 발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IRA 개정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깃든 정책은 IRA뿐만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반도체 칩과 과학법'을 비롯해 바이오산업 관련 국내 생산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바이오 제조혁신 이니셔티브' 등 미래 산업분야에서 '미국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우리 업계도 영향권에 들면서 수출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꾸준히 제조업 경쟁력을 키운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도 우리 수출에 악재다. 지난해 초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했던 대중 무역수지 역조는 점차 장기화되면서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과 경쟁하는 위치에 오른 결과'로 해석이 바뀌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체결한 1992년 이후 최근까지 양국은 수직적 분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자체적인 중간재 조달과 완제품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우리나라 제품 수출이 줄고 있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은 국내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을 이미 잠식했으며 우리가 기술 우위에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다. 또 중국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공격적인 증설을 추진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 측면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이차전지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원자재인 핵심광물을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산·제조 부문에서도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춘 중국보다 열위에 있다는 지적이다.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는 "향후 중국과의 무역은 우리나라가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수출했던 제품들의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자재 공급 측면 등에서 중국보다 저렴한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에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인 미국은 전기차를 비롯해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서도 '메이드 인 USA'를 외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견제는 전체 반도체 수출량의 40%를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다. 우리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고 천문학적인 투자 역량을 갖춘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미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IRA 영향은 지난해부터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지켰던 현대차·기아는 같은해 8월 시행한 IRA의 여파로 판매량이 줄면서 1~11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포드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미국에서 누적 2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요건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상한선 규제마저 사라지면서 테슬라와 GM 등 북미 공장을 갖춘 업체에 점유율을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깃든 정책은 IRA뿐만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반도체 칩과 과학법'을 비롯해 바이오산업 관련 국내 생산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바이오 제조혁신 이니셔티브' 등 미래 산업분야에서 '미국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우리 업계도 영향권에 들면서 수출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꾸준히 제조업 경쟁력을 키운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도 우리 수출에 악재다. 지난해 초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했던 대중 무역수지 역조는 점차 장기화되면서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과 경쟁하는 위치에 오른 결과'로 해석이 바뀌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체결한 1992년 이후 최근까지 양국은 수직적 분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자체적인 중간재 조달과 완제품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우리나라 제품 수출이 줄고 있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은 국내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을 이미 잠식했으며 우리가 기술 우위에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다. 또 중국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공격적인 증설을 추진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 측면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이차전지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원자재인 핵심광물을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산·제조 부문에서도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춘 중국보다 열위에 있다는 지적이다.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는 "향후 중국과의 무역은 우리나라가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수출했던 제품들의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자재 공급 측면 등에서 중국보다 저렴한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에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