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을 운영 중인 12개 손해보험사 중 대형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를 포함한 7개사가 내년 보험료 2%대 인하에 모두 동참한 가운데 남은 소형사들은 장고에 들어갔다. 해당 업체들 역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타사 대비 자금력이 떨어져 인하력이 미미한 데다 오히려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처지라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흥국화재·AXA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은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대형사들은 2% 인하를 공식화했고, 메리츠화재(2.5%), 롯데손해보험(2.9%), 한화손해보험(2.0%) 등 중위권 업체들도 2%대 인하를 확정한 상태다.
업계는 소형사들은 대형사 대비 가입자가 적고 사업비가 많지 않다 보니 한 번 사고 발생 시 손해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12월 폭설, 결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증가로 연말 손해율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당정이 인하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들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지난해에는 대부분 업체들이 당국과 자동차보험료 동결에 합의했음에도 일부 중소 업체는 치솟는 손해율을 견디지 못하고 보험료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초 MG·롯데·캐롯손보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2%, 2.1%, 6.5% 인상했으며, AXA손보는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8.9% 올렸다.
일각에선 인하를 한다 해도 인하 폭이 1%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어 가입자 이탈로 인한 대형사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자동차보험 적자가 지속되는 소형사들은 손실 규모가 더 커질까봐 인하 폭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은 대체로 서비스가 비슷하고, 매년 갱신되는 특성상 보험료가 저렴한 대형사로 가입자가 환승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약 85% 수준으로 유지되는 반면 중소형사는 △2020년 상반기 기준 10.3% △2021년 상반기 기준 9.6% △올해 상반기 기준 9.1%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