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해질녘의 간월암·신비의 섬 웅도...이곳에선 누구나 사진작가

2022-12-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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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차면 떠오르는 간월암서 낭만적인 낙조와 달맞이

웅도로 향하는 다리 걸을 땐 마치 물 위를 걷는 느낌

간월암 낙조 [사진=기수정 기자]

겨울철 별미에 배가 든든해졌다. 비로소 주변 명소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서산의 일출·일몰 명소로 주목받는 간월암과 하루에 두 번, 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웅도를 찾았다. 

◆손에 꼽는 일출·일몰 명소 '간월암'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됐다가 물이 차면 둥실 떠오르는 곳이 있다. 작은 바위섬에 들어앉은 암자 '간월암'이다. 

이곳은 손에 꼽는 일출·일몰 명소다. 일출과 일몰뿐 아니라, 달맞이 여행까지도 즐길 수 있다. '달을 보다(看月)'라는 이름처럼 캄캄한 밤, 달빛이 내려앉은 풍광은 퍽 낭만적이다.

간월암은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2~3분이면 닿는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오갈 수 없다. 방문 전에 물때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일출도 손색없지만, 간월암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낙조'다. 가까운 안면도 꽃지해변과 함께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출사 명소로 꼽힌다. 간월암에서 감상해도 훌륭하지만, 간월암을 배경으로 해가 지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사그라지는 해를 보면 숙연함마저 든다. 
 

물에 잠기기 시작하는 웅도 유두교 [사진=기수정 기자]

◆인증사진 명소로 주목받는 '웅도'

서산에는 곰을 닮은 섬 '웅도(熊島)'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서 이렇게 이름 붙었단다. 이 곰섬이 신비한 이유는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덕이다. 

바닷길 시간은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 이에 이곳을 찾기 전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를 통해 바닷길 열리는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바닷길 너머 섬이지만 웅도와 육지의 거리는 불과 700m. 수심이 얕은 편이라 만조 때도 징검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가 연결돼 바닷물에 잠겼다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이 다리가 인증사진 명소로 주목받는 '유두교'다. 

웅도 유두교는 섬까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된 300m 길이의 다리다. 이 다리가 특별한 이유는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루 두 번 물에 잠기는 다리'로 유명세를 타면서 '인증샷 명소'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물이 찰방찰방 차오르기 시작하는 다리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가 밀물 때면 이곳으로 몰려든다. 

본격적으로 밀물 때를 기다린다. 다리 주변을 어슬렁거리길 10여분, 드디어 밀물 때가 가까워져 온다.

물이 점점 다리 위를 덮기 시작하더니 빠른 속도로 다리를 집어삼킨다. 다리 전체가 물에 잠기기까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유두교는 밀물 때면 바다에 잠겼다가 썰물 때 다시 자태를 드러내는 다리다. 뭍인듯, 섬인듯 하루에 두 번 모습을 바꾸는 웅도 유두교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주목받으며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이가 유두교를 찾는다. 

아쉽게도 이 다리는 오는 2025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 다리가 바닷물의 흐름을 방해해 갯벌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서산시의 판단 하에 오는 2025년 철거된다. 시는 12월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5년까지 새로운 다리를 놓겠다고 공표했다. 

한편 웅도 주변으로 펼쳐진 거대한 갯벌 '가로림만'을 눈에 오롯이 담고 싶다면 덱(deck)을 따라 천천히 걷는 것도 방법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은빛 바다와 광활한 갯벌, 마을의 고즈넉한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금 걷다 보면 수령 400년이 넘은 '웅도 반송'을 마주할 수 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 덕에 애써 이곳을 찾는 이가 적잖다. 
 

낙조 명소로 손꼽히는 간월암[사진=기수정 기자]

밀물에 잠기기 전 웅도 유두교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웅도 유두교 [사진=기수정 기자]

 

웅도 반송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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