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수익률곡선 제어를 완화한 가운데 이를 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던 BOJ가 긴축 준비에 들어갔다는 견해와 통화 정책 변화 신호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견해가 부딪히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 삭스는 BOJ의 수익률곡선 제어 완화 움직임을 긴축 신호로 봤다. 앞서 지난 20일 BOJ는 장기금리 허용 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해 20일부터 바로 적용키로 했다. 이는 사실상 금리인상의 효과를 일으킨 것이라는 평가 속에 향후 BOJ의 움직임에 대해 각종 예측이 나왔다.
반면 노무라 금융 투자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익률곡선 제어 변화가 BOJ의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의 코헤이 모리타 애널리스트는 수익률곡선 제어의 설정은 금융 펜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을 기반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익률곡선 제어를 발표할 당시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없었던 만큼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헤이 애널리스트는 ”수익률곡선 변화의 동기가 금융 상태에 근거하지 않았고 정책금리 목표가 변경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BOJ의 이번 조치가 긴축 정책으로의 전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BOJ의 움직임을 긴축 정책으로 탈바꿈하는 신호로 평가하지 않았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금리 인상이 아니라고 한 점을 근거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긴축 과정의 시작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수익률곡선 제어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1997~1999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차관 재직 당시 외환 정책을 총괄해 ‘미스터 엔’으로 불린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구로다 총재는 깜짝 행동을 좋아한다"며 "예고 없이 금리 상단을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아가 사카키바라 교수는 BOJ가 또 한 차례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20엔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