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년 만에 베트남 출장···반도체 공장 증설 논의할 듯

2022-12-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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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R&D센터 준공식 참석차 방문···응우옌 쑤억 푹 주석과 회동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경영에 속도를 낸다. 회장 취임 후 아랍에미리트(UAE)로 첫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지 보름 만에 베트남행을 택하면서다. 이번 출장으로 스마트폰 최대 생산거점인 베트남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 일정 등 장기간이 확보된 만큼 여러 해외 등지로 출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베트남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도 동행했다. 당초 준공식은 2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현지 일정상 23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출국 직전 베트남 출장 일정 관련 질문에 “잘 다녀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또 베트남 추가 투자 논의에 대해서는 “연구소를 준공한다”고만 답했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후 이 회장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준공식 당일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는 기념일인 만큼 여러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사업 협력도 얘기할 전망이다.
 
특히 푹 국가주석과 만나 현지 반도체 공장 증설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현지에 스마트폰 공장 2곳과 TV·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기존 중국 시장 내 반도체 생산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면서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푹 국가주석과 회동이 성사될 경우 두 사람의 만남은 세 번째다. 앞서 2018년과 2020년 이 회장이 베트남 현지를 찾아 회동한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푹 국가주석은 만남 당시 이 회장에게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를 요청해왔다.
 
푹 국가주석은 2020년 만남 당시 “앞으로 삼성이 베트남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투자해 전기, 전자 공급 체인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 반도체 공장 증설을 논의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이와 함께 베트남을 시작으로 장기간 해외 출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예정된 재판 일정에 불출석하면서 내년 1월 13일에 예정된 다음 재판까지 약 20일 넘게 시간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연말은 재판 휴정 기간으로 매주 목요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도 열리지 않는다.
 
한편 베트남 R&D센터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로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20년 3월부터 2억2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600억원)를 투자했다. 지상 16층, 지하 3층 규모로 1만1603㎡ 부지에 연면적 7만9511㎡ 크기를 자랑한다. 향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의 R&D가 이뤄질 예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R&D센터 준공식을 직접 챙기는 건 그만큼 기술 개발의 중요성에 역점을 두는 모습으로 해석된다”며 “베트남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른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경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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