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지난 3년 동안 우리 사회와 경제, 환경 등 전 부문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으며 그 결과 우리의 평범한 일상들은 위축되고 큰 변화를 경험하였다. 지난주 통계개발원에서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에는 인구, 건강, 교육, 노동, 주거 등 12개 영역별로 코로나19 전후로 우리 사회가 겪은 다양한 변화들을 주요 이슈별로 보여주고 있다.
우선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를 보면 지난 2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대유행 이후 감염 가능성 인식은 매우 높아졌으나 감염 심각성 인식은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 회복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61.4점(100점 만점)으로 최근 증가했으나 저소득층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4점으로 일상 회복 속도가 훨씬 느렸다.
코로나19 기간에 결혼과 출생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혼 감소는 출생의 추가적인 감소로 이어졌다. 물론 결혼과 출산은 2020년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결혼을 연기하게 되면서 2020년 10.7%, 2021년 9.8%로 더 감소했다. 출생아 수 또한 2019년 30만명대에서 2020년 27만명, 2021년 26만명(합계출산율 0.808)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초·중·고 학생들은 어떠했을까? 전반적인 학업 성취는 확실하게 낮아졌는데 2020년에는 중학생(6.4%→9%)과 고등학생(5.5%→9.6%) 모두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급증했으며 고등학생(10.4%)은 2021년에도 더 증가했다. 특히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중위권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하위권 또는 상위권으로 이동함으로써 학력 양극화가 발생했으며 남학생과 읍·면 지역은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도시에 거주하는 고소득층, 특히 고등학생은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사교육에 더 많이 참여하였다. 그 밖에도 청소년의 스마트기기 의존도 증가해 사회성 발달 저해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
코로나19는 대학생의 원활한 학교 생활과 취업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상위권 대학과 1학년생을 중심으로 휴학생이 증가했으며 수도권 사립대학에서는 학사학위 취득 유예생이 증가했다. 특히 인문사회계열, 일반 대학, 남성 고용률 감소 폭이 컸고 회복 속도도 느렸다.
노동시장에서는 플랫폼 노동(배달·배달·운송업 등)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었다. 3년 가까이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택배와 음식배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는 2020년 22만명에서 2021년 66만명으로 급증했다. 주로 30대 전후 남성, 배달·배송·운수업이 약 76%(2021년)로 나타났다. 이들은 업무 과정에서 교통사고나 실업 등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나 사회보험 가입률은 제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하로 낮다.
코로나19 기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가구 간 자산 격차 또한 확대되었다. 2018~2021년 1주택자 가구는 25.0%(서울 57.1%), 그리고 다주택자 가구는 37.9% 증가하였다. 특히 주택 가격 급등기에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매한 청·중년층 가구는 최근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세로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에는 자살자 수가 1만3352명(하루 36.7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자살자 중 고령층 비중이 높지만 여성과 10대, 20대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더 높았다. 또한 2021년 들어 우울증으로 인한 환자 수가 93만명으로 전년(85만명) 대비 10% 이상 급증했으며 특히 20대 우울증 환자는 18만명(여성 12만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비슷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경험한 피해는 훨씬 더 컸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세분화된 통계에 기반해 코로나19로 인해 벌어진 불평등과 사회적 약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좀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된 K자 회복에서 벗어나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모두 함께 슬기롭게 통과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