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김기열 전 KTF 부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임헌문 전 KT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 등 KT 전직 임원들이 구 대표와 KT 차기 대표를 두고 경합할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수개월 전부터 별도 사무실을 준비하고 지지 세력을 모으며 차기 KT 대표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황창규 전 KT 회장처럼 KT와 큰 인연이 없었음에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외부 인사가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기열 전 부사장은 KT 인재개발원장·감사실장, KTF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 겸 사장대행 등을 거친 인물로 제18·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IT 특보를 지낸 인물이다. 이번 경선에 도전할 것이 가장 유력시된다.
박윤영 전 사장은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지난 2019년 CEO 경선 당시 구 대표와 KT CEO 자리를 두고 경합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까지 KT에 재직한 만큼 직원들 사이 인망도 두터운 게 강점이다.
임헌문 전 사장은 KT 홈고객전략본부 상무, T&C 운영총괄 전무, 고객 부문 부사장, 매스총괄 사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취임했다.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은 KTF 기술기획총괄팀장, 전략기획조정실장, 마케팅부문장, 신사업총괄담당 등을 지낸 인물로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후 글로벌마케팅실장 등을 거쳐 삼성SDS 대표를 역임했다.
또,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경선에 사내 인사가 지원하더라도 추후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만큼 KT 현직 임원 가운데서도 도전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구 대표는 지난 3년간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으로 KT 매출·영업이익·기업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힘쓴 만큼 경선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KT 대표로 재선임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을 진행하더라도 여전히 유력한 대표 후보인 만큼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KT 노동조합도 지난 6일 구 대표 연임에 대한 지지의 뜻을 드러냈다.
KT 이사회는 15일 소집되어 대표 경선 시기와 절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연임 의사를 밝힌 현 대표에 대한 적격 심사를 진행하다가 경선으로 전환한 사례가 기존에 없었던 만큼 빠른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T 정관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3개월 전에 주총에서 승인받을 KT 차기 대표를 선정해야 한다. 이에 KT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가 사내·사외 대표 후보군을 추려 대표 후보 대상자를 뽑고 대표이사후보심사위가 이를 심사해 대표 후보를 연내 선정할 전망이다. 이렇게 추천 받은 대표 후보를 두고 내년 초 경선을 진행해 차기 대표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이 촉박한 만큼 총 37명의 사내·외 인사가 격돌한 2019년 경선과 달리 유력한 사내 인사를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