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T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KT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통보받았다.
◆"복수 후보와 경쟁" 역제안
다만 해당 결과를 통보받은 구 대표는 국민연금이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다수의 대표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했다.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여러 대표 후보자가 참가한 가운데 KT 대표 선정을 위한 경선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구조가 여러 주주로 분산된 기업(소유분산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구 대표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총에서 반대의 뜻을 드러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KT 주총에서 박종욱 KT 경영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면 2·3대 주주의 찬성으로 연임이 결정되더라도 관련해서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정을 두고 통신 업계에선 구 대표가 그동안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으로 KT의 매출·영업이익·기업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힘쓴 만큼 경쟁자를 제치고 KT 대표로 재선임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경선을 진행하더라도 여전히 유력한 대표 후보인 만큼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16일에도 "(KT가) 2~3년간의 변화로 끝날 것이라 아니라 구조적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대표 연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 대표는 12년 만의 KT 내부 출신 대표로 지난 2020년 3월 주총에서 정식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3월 주총 전까지다. 그는 취임 후 통신사업(텔코) 중심이던 KT의 핵심 사업 모델을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과 미디어 중심으로 바꾸고 매출·영업이익·기업가치 향상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이에 KT 전체 매출에서 디지코의 핵심인 B2B(기업간거래) 매출 비중은 41%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고, 미디어 사업의 경우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지도를 쌓았다.
KT 영업이익(연결기준)도 취임 첫해인 2020년 1조1841억원에서 2021년 41% 증가한 1조671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조7760억원으로 한층 더 늘어날 전망이다. KT 기업가치는 3년 만에 약 45% 늘어났다.
1만6000여 명의 KT 직원이 속한 KT 노동조합도 구 대표 연임에 대한 지지의 뜻을 드러냈다.
한편 경선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내이사)과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이달 내로 대표 후보군을 추린 후 내년 초 대표이사후보심사위를 통해 3월 주총에서 승인받을 대표를 최종 선정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