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 힘 갈등 그 터널의 끝은…

2022-12-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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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국힘 의원 간 갈등, 피해는 오롯이 경기도민 몫

도민 먹거리 창출을 위한 중차대한 정책과 현안들 산적

올해 한국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경기도의회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곽미숙 대표의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점입가경(漸入佳境)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가 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간 자중지란(自中之亂)이 봉합(縫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도의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자당 곽미숙 대표의원에 대해 제기했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덩달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질 조짐이다. 이를 보는 도민들 마음은 ‘착잡’ 그 자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볼썽사납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1000만명 넘는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 한 축인 여당 의원들의 목불인견(目不忍見)식 충돌, 그것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싸움으로 비쳐 ‘짜증’마저 동반한다.
 
가뜩이나 3개월 넘게 추경 예산안 발목을 잡고 몽니를 부린 국민의힘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다. 그런 가운데 지도부 조정 능력 부족으로 불거지고 있는 내부 불협화음을 다시 보는 도민들로서는 당혹해하며 그 터널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사달이 난 발단은 지난 8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은 의원총회를 열고 재적 의원 41명 중 40명 찬성으로 곽미숙 대표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앞서 있었던 경기도의회 의장선거에서 국민의힘 도의원 중 일부 이탈자가 발생해 민주당에 패배하자 책임을 묻기 위해 정상화 추진단을 구성하고 이날 불신임안을 상정해 처리한 것이다.

당시 여야 의원 수 78대78 동수인 경기도의회 의장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다선이자 최연장자 의원을 내세웠고 더불어민주당은 현 의장을 밀기로 당론을 모았다. 누가 보아도 국민의힘 의원의 의장 당선이 유력했다. 여야 동수일 때 연장자 당선 규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소 5표의 이탈표로 의장직을 야당에 넘겨주고 만 것이다.
 
결과가 이같이 나오자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표의원 책임론을 들고나오면서 정상화 추진단까지 결성해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불신임하기에 이르렀다. 추진단은 당시 총회에서 곽 대표에게 '곽미숙 대표의원 재신임의 건' 상정을 요구했지만 본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본회의 일정을 이유로 폐회를 선포한 뒤 퇴장해 이같이 처리했다며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곽 대표는 곧 반발하고 무효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본회의 일정 때문에 의총 폐회를 선포하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른 '회의를 주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리고 자리에서 버텼다.
 
이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는 사이 국민의힘 측 의원들도 여럿으로 쪼개졌다. 찬반이 갈려 초선 의원들과 일부 재선 의원들이 대표단과 맞서는 형국이 됐고 급기야 지난 8월 24일 비대위가 꾸려졌다. 그리고 비대위원 3명은 한 달 만인 지난 9월 23일 수원지법에 곽미숙 대표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결국 모두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나선 꼴이 됐다.
 
비대위원들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국민의힘 당규에 의하면 당대표를 의원총회에서 선출해야 하는데 곽 대표는 재선 이상 의원 15명의 추대로 선출돼 60명이 넘는 초선 의원들의 선거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월 17일 제11대 도의원 당선인 상견례 자리에서 곽 대표가 추대 형식으로 선출됐는데 이는 당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시 상견례에 오지 않은 일부 초선 의원조차 당대표 출마 의사가 있었던 만큼 선거권을 빼앗긴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
 
이런 비대위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민선 8기 원 구성에 따른 의장 선거 후유증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 간 갈등은 뽑아준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갈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 의회엔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정책과 코로나 이후 주민 건강과 지속 가능한 지역 만들기 방안 모색, 특히 도민 먹거리 창출을 위한 중차대한 정책과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야당과 함께 의회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도출해야 할 일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먹거리 창출 등 경기도의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법제화가 필요한 각종 법안도 많다. 특히 조직개편 등 깊이 있는 검토와 보완 등이 있어야 하는 것들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위해 단일대오(單一隊伍)적인 검토와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내부 불협화음으로 동력을 잃는다면 적절한 점검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도 기대난망(期待難望)이다.
 
이 같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내부 사태가 아무리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앙금이 작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법의 심판을 기다릴 정도로 장기화하면 도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그만큼 커진다.

현재 나라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중한 상황이다. 이 시기에 한가하게 계파 다툼이나 벌인다면 중앙당도 나서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공당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도 지금은 해당(害黨)과 징계(懲戒)를 논하기보다 화합(和合)과 봉합(縫合)을 해야 할 때다. 최종 법 결정 이전에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도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마침 올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전국 대학교수 935명 중 과반수가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고 한다. 과이불개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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