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보란 듯" 중국·사우디 밀월 강화

2022-12-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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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하나의 중국' 천명하기도

12월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왕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후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하나의 중국'을 천명하는 등 양국 우호 관계 강화를 과시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중국이 주권, 안보, 영토의 온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중국의 탈(脫)과격화 조치와 노력을 지지하며,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중국의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을 확고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20개국(G20) 등 외교 무대에서 중국과 함께 각종 이슈에 대응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중국' 원칙 자체는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은 모두 인정하는 것이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석유 증산 문제 등으로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보다는 중국에 접근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과 사우디가 체결한 협정에 화웨이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및 초고속 인터넷 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화웨이는 안보상 우려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견제하는 업체다. 사우디가 친중-반미 노선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가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내정에 외부세력이 간섭하는 것'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한 점도 자신을 노골적으로 '인권침해 범죄자'로 취급해 온 미국 정부,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약 7년 만에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다. 8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수도 리야드 왕궁에서 만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고 2년마다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용가능한 자원에 대한 투자 방향 등도 논의했다. 그 일환으로 회담에 앞서 중국과 사우디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건설, 정보통신(IT), 클라우드, 의료, 교통 등의 분야에 걸친 34개 협정을 체결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이번 회담 기간 동안 양국이 292억6000만 달러(약 38조원)의 거래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이번 회담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사우디가 중국에 보여준 의전을 통해 중국과 사우디 간 우호 관계를 엿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양국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보도했고, 인민일보는 9일 자 1면과 2면, 5면, 17면에 걸쳐 양국 정상회담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며 한층 밀접해진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9일까지 사우디 방문 중 중국-아랍 간 첫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사우디를 비롯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가 참여하는 중·걸프협력회의(GCC)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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