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 "법인택시 새로운 '유니버스' 만들겠다"

2022-1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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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이동 창립 1년…"택시기사는 '파트너', '타다' 브랜드 알리는 '영업사원"

입사 후 교육 통해 주인의식 길러…데이터 기반 관제 토대로 근무 효율성 극대화

당초 목표였던 내년 중 흑자전환, 이미 월 기준으로 이뤄…"'메기 효과' 증명할 것"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중랑구 편안한이동 차고지에 주차된 '타다 넥스트'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요즘 유행하는 표현 중에 '유니버스'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택시업계에 '편안한이동' 유니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타다의 택시 자회사인 편안한이동이 지난 1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법인택시 업계에 변화를 선도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는 최근 서울 중랑구 편안한이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편안한이동은 '타다' 운영사 VCNC의 자회사로, 지난해 12월 22일 타다 직영 운수사로 설립된 택시 법인이다. 지난 1월 법인택시 운수법인 측에서 택시 면허를 양수해 총 80대 규모의 택시 면허를 확보했고 이후 택시기사를 직접 고용해 대형택시인 '타다 넥스트' 중심으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2일 회사 설립 1주년을 맞는 신생 법인이지만 성장세가 상당하다. 설립 약 8개월여 만인 지난 9월에 이미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체적인 택시업계 불황 속에 법인택시 회사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과는 대비된다. 또 택시업계에서 그간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여럿 단행하며 지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1년을 편안한이동을 증명하기 위한 기간으로 정의하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편안한이동 첫 1년···"기존 택시회사 틀 깨기 위해 시도"
최 대표가 지난 1년간 편안한이동을 이끌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택시회사로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택시회사의 틀을 깨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기사들을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동반자라는 의미로 '파트너'라고 부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타다'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영업사원'이라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파트너들에게 '편안한이동'이라는 회사에 소속된 영업사원이라고 얘기한다"며 "사무실에 있는 담당자들도 여러분의 영업을 지원해 주는 '영업 지원 조직'이라고 소개하며 상·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편안한이동은 파트너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며 빠른 적응에 힘쓴다. 파트너들은 입사 후 3단계 교육을 받는다. 우선 승객에 대한 기초적인 서비스 방식에 대한 교육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사들에 대한 일종의 행동강령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 파트너들이 업무를 하면서 실제 고객과 서비스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을 스스로 정립하도록 하는 '마인드 셋' 교육을 진행한다. 이후 파트너들 간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과정을 거친다. 승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파트너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최규호 대표가 직접 이를 VCNC 측에 건의하기도 한다. 

파트너들이 경험한 것을 다른 파트너에게 나누는 데도 힘쓴다. 기본적으로 경험 많은 파트너인 그룹리더가 파트너 10여명으로 구성된 그룹에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와 함께 파트너가 신규 입사한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편안한이동에서 근무한 경험, 택시기사로서 갖춰야 할 마인드 등에 대해 직접 강연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멘토·멘티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다고 최 대표은 설명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택시기사는 좁은 차 안에서 매일 10~12시간을 자기와 싸워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서로 대화를 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중랑구 편안한이동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또 다른 주안점은 '관제'다. 회사 측에서 편안한이동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택시 호출이 많이 이뤄질 만한 곳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택시 수요가 많은 곳은 강남, 홍대·신촌, 종로 일대 등인데 단순히 이들 지역으로 가라고 안내하는 것을 넘어 시간대별·요일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행 경로를 알려준다. 만일 상대적으로 승객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했을 때 다시 중심가로 돌아가는 도중 호출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경로를 추천해 준다. 최 대표는 "이를테면 종로에서 호출을 받아 상봉으로 간 뒤 다시 종로로 돌아갈 때 여러 경로 중 호출이 나올 만한 경로를 단체 오픈채팅방을 통해 시각화 데이터 등으로 짚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하자마자 전날 시간대별·지역별로 어디서 주로 호출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관제팀에 이를 데이터화하도록 한다. 전날 데이터를 토대로 당일 관제도 준비한다. 여기에 그간 축적한 시간대별·요일별 데이터를 접목해 오후 관제팀과 회의하면서 파트너들에게 당일 어느 지역을 추천할지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실시간 대응을 접목해 그때그때 호출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지역을 짚어준다. 이를 토대로 파트너들이 무작정 서울 곳곳을 배회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높은 효율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편안한이동에는 기존에 택시 운행 경력이 없거나 짧은 기사들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 대표가 구상한 지표도 있다. 1리터의 기름을 넣었을 때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리터당 매출'이라는 개념이다. 택시업계에서는 중형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지 않은 대형 차량을 토대로 택시 사업에 뛰어든 타다의 행보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타다는 특유의 관제 시스템을 토대로 운행 효율을 끌어올려, 리터당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근무 효율에 대한 집중은 파트너 1명에게 온전히 택시 1대를 배정하는 방식으로도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법인택시는 차 1대에 기사 2명을 배정해 12시간씩 운행하고 있다. 편안한이동은 1인 1차 체제에 오전·오후 택시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대에만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장려한다. 1인 1차이기에 파트너들이 자신이 원하는 근무 시간을 선택하는 자유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 대표는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실제 수요가 있는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파트너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도 중시한다. 최 대표는 편안한이동 파트너를 채용할 때 일일이 면접을 보며 지원자들을 파악한다. 지원자들의 성장·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보며 직접 채용 과정에 참여한다. 채용 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파트너들과 소통하며 언제든지 대화의 창을 열어둔다.

최 대표는 "면접 때 지원자들이 사실 택시는 안 하고 싶었지만 '타다'는 다르다기에, '편안한이동'은 다르다기에 지원을 하게 됐다고 많이들 말한다"며 "특히 원활한 소통에 대한 기대가 다들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예정보다 빠른 흑자 전환 속 지원자도 몰려···"성과 입증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회사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우선 지난 9월부터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내년 중 월간 흑자 전환이 목표였는데 예정보다 앞당겨진 성과다. 지난 11월 매출이 1월 매출 대비 27.5배나 증가하며 외형 역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최 대표는 "임대료와 월 차량 할부 비용 등 고정비가 매달 빠져나감에도 이른 시일 내에 흑자를 이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택시회사의 틀을 깨면서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대부분 택시회사들이 편안한이동 운영 방식을 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플랫폼 자회사이므로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저희 파트너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사례가 나오고 편안한이동 매출 증대로도 이어지면서 다른 회사로도 입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몇몇 택시회사 대표가 편안한이동을 직접 찾아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입사 지원자들도 몰린다. 최근 편안한이동 파트너 채용공고에 응한 지원자는 700명을 넘었다. 서류전형과 전화면접을 거쳐 지원자 수십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통해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회사다운 회사, 20·30대가 와도 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자평했다.
 

'타다 넥스트'의 모습. [사진=VCNC]

최 대표는 편안한이동 설립이 '타다' 서비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타다가 택시회사를 운영하며 기사들과 직접 소통을 하면서 실제 기사들이 생각하는 '상생적 혁신'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다. 그는 "타다가 이렇게 하면 법인택시 업계에서 저희 파트너들은 물론 기사들 전체적으로도 상생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방향을 잡았다고 본다"며 "나아가 '타다 넥스트'라는 고급 택시를 운영하는 기사로서 택시 문화가 앞으로 이렇게 가야 한다는 기준을 잡았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편안한이동을 중심으로 법인택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꼭 '편안한이동'과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타다 넥스트'를 운영하는 실무진과 파트너들만큼은 편안한이동 파트너들처럼 운영되는 '유니버스'가 꾸며지면 좋겠다"며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법인택시 업계를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최 대표의 내년 목표 역시 이러한 새로운 '유니버스'를 업계 전반에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사실 최 대표가 택시업계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올해로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 최 대표가 편안한이동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했을 때 주위에서는 택시업계 경험이 일천한 그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적잖았다고 한다. 그러나 1년 만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고 이제는 이를 더욱 널리 퍼뜨리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올해는 여러 의심 속에서 제 스스로를 증명하고 편안한이동을 증명하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편안한이동'의 운영 가치를 더욱 넓은 곳으로 펼쳐 '메기 효과'를 증명하고 싶다. 그러면서 저희 외에도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는 또 다른 메기가 생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 주요 약력
△1986년 출생
△한양대 대학원 재학
△2012~2019년 하나투어 법인제휴·신사업 과장
△2019~2020년 진학사 캐치 B2B 채용기획 매니저
△2020~2021년 VCNC 법인파트너팀·제휴사업팀 리더
△2021년 12월~ 편안한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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