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을 왜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 생각해 봤어요. 지금이 사랑할 때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힘들고 고독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값진 순간은 사랑할 때입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노래한다.
조수미는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연 새 앨범 ‘사랑할 때 (in LOV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지 가족 같은 우리나라 분들께 전하고 싶었다”라며 “세상을 떠날 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절실함과 애절함을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깊은 감정과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마중‘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홍진호와 합을 맞춘 ‘연‘,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김효근의 가곡 ‘눈‘, 도종환의 시에 멜로디를 붙여 노랫말을 살린 ‘흔들리며 피는 꽃‘,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과의 듀엣곡 ‘첫사랑‘ 등 11곡이 수록됐다.
첫사랑이 잊혀지기 전에 앨범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힌 조수미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조수미는 “대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와 첫눈이 내리면 경복궁에서 무조건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배가 고파 밖에 나갔더니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더라”라며 “아차 싶어 경복궁에 달려갔는데 남자친구는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가 제가 하도 안 나타나니까 집까지 찾아와 눈을 맞으며 몇 시간을 기다렸던 거였다”라고 회상했다.
이번 앨범에서 조수미는 전통적인 성악 창법을 가급적 배제하고 가사의 의미가 청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
조수미는 “우리 가곡을 많이 어려워하시는 걸 느꼈기에 편곡이나 창법에서 가까이 두고 자주 찾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방황도 했고 어려운 결정도 있었는데, 제 모든 혼과 열정을 쏟아부어 만든 자랑스러운 앨범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보에는 음악적으로 난해하거나 해석이 어려운 곡들을 배제하고, 클래식하면서도 크로스오버의 특징이 강한 한국 노래들을 담았다.
해금 등 전통악기부터 재즈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전자음악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악기 구성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줬다. 수록곡들의 작곡 시기는 1980년대부터 올해까지 40여 년에 걸쳐 있고, 대부분 생존 작곡가들의 곡들이다.
조수미는 앨범뿐만 아니라 연말 무대에서도 팬들을 만난다. 오는 22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토마스 햄슨과 듀오 콘서트 '아트 송즈'를 연다. 조수미는 2부에서 바흐, 드뷔시, 사라사테, 샤브리에 등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3일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보 수록곡들을 선보이는 ‘조수미&프렌즈 - In LOVE’ 콘서트를 연다. 앨범에 참여한 첼리스트 홍진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 해금연주자 해금나리, 최영선 지휘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도 함께 무대에 선다.
조수미는 이 공연의 연주료 전액을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하며, 사랑 나눔을 실천한다.
마지막으로 조수미는 "축구 팬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사랑과 감사, 존경심을 보낸다. 축구는 음악 못지 않은 삶의 기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