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투하할 수 있는 B-2 ‘스피릿’ 전략폭격기가 미국 본토에서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이륙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B-1B의 한반도 상공 전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는 등 '강 대(對) 강' 대치를 이어가자 '상황 관리'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비행 사실을 공개했다는 분석이다.
화이트맨 공군기지 소속 제509폭격비행단은 이날 페이스북에 B-2A 8대가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위해 출격한 장면을 공개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항공기들이 최대 무장을 장착한 상태로 활주로를 주행하는 훈련이다.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B-2는 날개 길이 52.4m, 기체 길이 21m에 최대 이륙 중량 17만600㎏, 최대속도 마하 0.95, 무장 탑재량 18톤(t)으로 재급유 없이 최대 1만2000여㎞를 비행할 수 있다.
B-2는 B-52, B-1B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B-2는 핵폭탄 탑재 기능이 제거된 B-1B와 달리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실을 수 있다.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특히 B-2는 북한 제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3월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1만500㎞를 비행,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까지 날아와 폭격훈련을 했다.
북한은 최근 한 달 사이 2차례에 걸쳐 ICBM을 시험발사 했지만 아직 제7차 핵실험은 감행하지 않았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김 총비서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7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연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총 4개 갱도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곳은 3번과 4번 갱도다. 3번 갱도는 상대적으로 폭발력이 낮은 전술핵무기가, 4번 갱도는 폭발력이 큰 수소폭탄 실험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서 전략핵무기나, 전구핵무기(theater nuclear weapons)를 연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연구원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겨울철에도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비가 많이 와서 갱도에 물이 새는 경우가 아니라면 눈이나 추운 날씨는 핵실험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미 3차 핵실험을 2월에, 4차 핵실험을 1월에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풍계리 4번 갱도는 갱도 개방을 위한 굴착작업이 미진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4번 갱도는 3번 갱도에 비해 깊다. 핵실험을 위한 복구 작업에 몇 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봄부터 복구를 시작한 3번 갱도에서도 여전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2월이나 돼야 4번 갱도에서 핵실험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 관계자는 풍계리 3번 갱도에 대해 “장비 이동 등 일부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관련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 중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