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슬기로운 겨울철 화재예방 상식

2022-11-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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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군포소방서 양승우 소방경]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힘겹게 매달려 있던 가로수의 나뭇잎은 차갑고 건조해진 날씨로 힘없이 떨어져 인도 한편에 수북이 쌓이고 제법 쌀쌀해진 낮과 밤의 온도 차로 두꺼운 외투가 어색하지 않은 겨울이 성큼 찾아왔다.

2년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생활여건과 환경이 변해 예전과 같은 겨울철 분위기가 나지는 않지만 차가워진 날씨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본인은 소방관이다.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불조심하라고 자연스럽게 얘기한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계절풍의 영향으로 실효습도가 낮아지면서 주변 모든 물체가 건조한 상태가 돼 화재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효습도란 화재 예방을 목적으로 수일 전부터의 상대습도에 경과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주어서 산출한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인화하기 쉽고 40% 이하에서는 불이 잘 꺼지지 않으며 30% 이하에서는 자연발화로 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더구나 겨울철은 난방기기 사용 증가로 인해 화재의 위험성이 더 커지는데, 취급 부주의 등으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소방청에서 발간한 2021년도 화재통계연감을 살펴보면 연간 화재발생 3만6267건 중 11월에서 2월 말 사이에 1만3708건(약 37.8%)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방증한다.

겨울철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에서 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부터 가져야 한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화재발생 위험이 존재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정기적인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난방기기는 기름이나 가스가 누설되는 곳은 없는지를 살펴보고 화목보일러는 불완전 연소에 따른 일산화탄소 누출과 연통관리, 관리부실에 의한 온도조절장치 기능 저하로 과열 위험은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또 전열기기는 제품의 파손이나 전선의 벗겨짐 또는 눌림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콘센트는 먼지가 쌓였는지, 플러그가 헐겁거나 접촉이 느슨하지는 않은지, 불을 사용하는 장소 주변에는 불에 잘 타는 재질의 물건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화재는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와 무관심 그리고 방치나 방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화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화재예방 상식과 시민들이 안전하기 위한 주택용 소방시설과 소·소·심에 대하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국 소방서에서는‘우리집(차량) 소화기 1개, 경보기 1개는 생명을 9한다.’라는 슬러건 아래 공동주택을 제외한 단독주택에 대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소방차 1대와 같은 효과가 있고 감지기는 화재 사실을 빨리 알 수 있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소·소·심’이란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의 줄인 말로 불이 나거나 심정지 환자 발견 시 4분 내 빠른 조치를 위한 대응요령이다. 평상시 소화기, 소화전의 위치와 사용요령을 숙지하고 심폐소생술 익혀 화재 등 위급상황에 신속한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 상식이다.

겨울철이 시작되는 11월이 되면 전국 소방관서에서는‘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여 각종 화재예방 캠페인과 불조심 경각심 고취를 위한 안전문화 행사를 시작으로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수립해 화재예방을 위한 전 소방력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화재예방은 소방기관만의 일이 아니며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 함께 화재로부터 행복한 가정과 직장을 지켜야 할 것이다.

화재발생 위험이 큰 겨울철, 유비무한(有備無患)의 자세로 미리 화재위험요인을 살피고 대처 능력을 키우는 화재예방 상식을 주의 깊게 새겨 두고 생활화한다면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 나아가서는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는 가장 큰 방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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