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달 24~25일 이틀에 걸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롯데 인사는 이사회를 통과한 직후 발표해온 만큼 이번 주가 유력하다. 현재 '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유동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사장)는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하 사장의 사표는 이사회에서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 대표 사퇴 후 계열사 재무 담당자들 거취도 이번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18일 이후 계열사들에서 1조1000억원을 조달받았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롯데물산, 호텔롯데 등이 자금 조달에 동원됐다. 연말까지 롯데건설이 갚아야 할 채무는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도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부담으로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계열사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기 때문이다.
롯데 주요 계열사 수장 상당수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을 비롯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교현·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 대상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CJ,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를 선택한 것도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CJ는 대부분 CEO를 유임시켰고 신세계도 송호석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포함해 CEO 6명만 교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참사에도 계열사 대표 전원을 연임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올해 말 인사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롯데도 그룹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돼 있는 만큼 조직에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경영 위기를 초래한 인물에 대해선 성과주의 원칙 아래 쇄신 인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