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이던 지난해보다 비교적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 영역은 더 쉬웠고, 수학 영역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 다만 문·이과 통합 수능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올해도 반복될 전망이다.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어 영역과 관련해 "EBS 연계율은 문항 수 기준 50% 이상"이라며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9월 모의평가와는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교사단은 "최근 국어 영역 출제 경향을 그대로 유지했다"면서 "최상위권에서는 난도가 하락했지만 중상위권은 여전히 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변별력도 예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학 영역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쉬운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교사단은 "올해 9월 모의고사와 비교하면 유사하게 출제됐다"며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유사하지만 일부 수험생에게는 조금 쉽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도 통합형으로 치러 이과 수험생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어·수학 영역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에 더해 선택과목 1개를 택해 시험을 봐야 한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수능에선 선택과목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달라 유불리 논란이 빚어졌다.
교사단은 "지난해 수학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이 문과로 교차 지원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로학원도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대입 정시에서 이과생이 문과로 교차 지원하는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어 선택과목 중 이과생이 많이 택한 '언어와 매체' 표준점수가 '화법과 작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학뿐 아니라 국어도 이과 강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0여 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50만8030명으로 지난해보다 1791명(0.4%) 적다. 1교시 국어 영역 기준으로 응시자 50만5133명 가운데 45만477명이 실제 시험을 치렀다. 결시율은 10.8%다.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총 1892명이다. 1889명은 별도 시험장에서, 3명은 병원에서 각각 시험을 치렀다. 정부는 올해 처음 집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도 시험장 이동을 위해 외출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