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설립된 SAP의 오늘날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나.
"기업의 성공담 뒤에 있는 공급망 관리, 자동화 기술, 가치사슬 등을 활용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50년 동안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왔고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이란 조직 명칭도 이런 신념을 바탕에 두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대기업 100개 중 99개, 탄소배출이나 지속가능성 등 환경 문제에 친화적인 기업 100개 중 97개가 SAP 기술을 사용하고 중소중견기업 80%가 SAP의 고객사다. 소비자, 의료보건 등 어느 분야에서든 고객의 미래 시나리오 실현을 배후에서 돕고 있다. 사업 모델을 구축형 솔루션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축형 솔루션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한 성과는.
-주요 고객 성공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내셔널하키리그(NHL, 미국·캐나다 지역 아이스하키 리그)가 2015년부터 SAP 기술을 사용하면서 코칭·분석용 경기 운영 시스템과 팬을 위한 앱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선수의 성적을 포함한 경기 기록과 통계를 재구성해 모바일 앱과 같은 디지털 환경에 팬을 위한 그래픽 구현이나 분석 등을 전면적으로 새롭게 제공한다. 아이스하키처럼 움직임이 빠른 스포츠를 방송으로 2시간 정도 본다고 하면 실제 볼 수 있는 경기 장면은 17분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람들을 붙잡기 위해 퍽(puck)과 선수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경기 실황을 분석하고 하이라이트 장면을 잡아 '스토리텔링'하는 것으로 채워진다. '코칭인사이트'라는 앱을 도입해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 등에 센서를 달고 그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코칭을 하게 했더니 코치가 자신의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던 과거보다 데이터 기반으로 더 확신에 찬 의사 결정을 하고 이런 데이터를 미디어에 제공하니 실시간 방송과 웹사이트를 통한 맞춤형 팬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게 됐다. 또 NHL은 SAP와 협업해 비즈니스테크놀로지플랫폼(BTP) 기반으로 32개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탄소배출과 환경 영향도 분석하고 있다."
-최근 대두되는 공급망 문제를 극복한 사례도 있는지.
"소비재 기업 '클로락스(CLOROX)'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을 겪은 뒤 운영 인프라를 기존 'ERP 센트럴 컴포넌트(ECC)'에서 S/4HANA로 이전하고 있다. 영업, 공급망, 연구개발(R&D) 부문 등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다양한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원자재, 고객사, 공급망, 온라인·오프라인 소비 형태를 제품 단위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가시성을 확보했다. 제품 생산 일정과 재고 관리에 유동적인 전 세계 소비자 구매 수요를 반영해 누가 어디서 제품에 필요한 원료를 생산하고 어떻게 적시 적소에 배치돼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 보면서 공급망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탄소 배출량을 점검하기 시작했고 마케팅 담당자와 영업 부서에도 이 시스템의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했다. 앞으로 2년 반 이내에 ECC에 둔 데이터를 모두 통합하고 경영진뿐 아니라 모든 직원에 가시성을 제공할 것이다. 향상된 시스템을 활용하는 임직원 경험이 소비자 경험 개선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여러 고객사가 공통으로 체감한 가치는 무엇인가.
"이해관계자들이 얻을 수 있는 신뢰성의 기반이 된 것이 데이터라는 점이다. 고객들은 구성원이 신뢰 기반으로 의사 결정 과정을 혁신하고 미래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말한다. (뷰티 컨설턴트를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로단앤필즈'도 이들이 운영하는 시스템에 있는 실시간 재고 데이터와 같은 정보를 적시 적소에 컨설턴트 수백명에게 제공하고 컨설턴트가 공급자를 신뢰하도록 하는 것, 공급망에 문제가 있을 때 컨설턴트가 누구에게 연락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판단하도록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번에 공개한 로코드 개발 솔루션 'SAP 빌드'가 고객 성공을 돕는 방법은.
"SAP 빌드는 산업계와 기업에 기술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실무자들에게 기존 비즈니스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최소한의 기술적 전문 지식을 갖춘 실무자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확장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끌어다 놓기(Drag and Drop)’ 방식으로 업무용 웹사이트를 설계할 수 있게 한다. 기존 기업 내 개발팀 소속 전문 개발자와 SAP 빌드를 활용하는 실무자는 서로 협력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이 가능한 인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 업체가 다수 있는데 SAP 빌드에 자체 개발한 RPA를 제공하는 이유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려면 그 애플리케이션이 활용되는 주요 업종별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 이해도가 필요하고 그걸 최적화하기 위한 전문성도 있어야 한다. 다른 외부 RPA 기업에 이런 역량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협력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보유한 역량을 활용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볼 수 있다. SAP는 오래전부터 'iRPA'라는 자체 RPA 엔진을 개발해 왔고 이 기술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워크플로 엔진도 함께 개발해 두 기술을 올해 2월에 통합한 'SAP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을 만들었다. 또 이미 4000개 고객사의 27만5000여개 프로세스 참조 사례로 1300개 워크플로 및 자동화 구성요소를 만들어 기존 SAP 고객들이 이를 활용해 효율적인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