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올해 말 일몰을 앞둔 30인 미만 대상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연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이 몰리는 성수기에 8시간 추가연장근로를 할 수 없다면 납기를 지킬 수 없어 경영 상황이 악화되거나, 이를 막으려다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5일 서울 금천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제조‧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업종의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유효기간 종료 시 겪게 될 각종 애로사항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지난해 7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영세 기업에 대한 보완장치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주52시간제가 아직 산업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위기로 경영 어려움이 가중된 만큼 추가연장근로제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임 대표는 “근로시간을 늘리자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평균 근로시간은 주52시간을 넘지 않지만, 제조업 특성상 일이 몰리거나 납기에 쫓길 때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보험과 같은 아주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중소 IT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이숙영 컴트리 대표도 “(월별) 생산량이 꾸준하지 않아 비수기엔 직원 절반이 노는 반면 성수기엔 야근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고 납기 지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래 없는 고환율, 고금리로 많은 기업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는 위기에 처한 와중에 이 제도가 일몰되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유지해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트업 파워플레이어 김유재 대표는 “투자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은 매년 급성장해야 한다는 미션이 있다”며 “하지만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현재도 1명이 3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종료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 장관은 “주52시간제를 준수하면서 일이 몰릴 때 (추가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국회와 관련 부처에 업계 실상을 정확히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기부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추가연장근로제를 2년 연장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거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