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1~31일 대형 유통업체인 전국 207개 복합쇼핑몰 등을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한 결과 87곳(42%)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그 결과 화재 예방과 관련해선 비상 대피로 방향 미표시, 압력이 정상 범위에 있지 않은 소화기의 주차장 등 비치, 비상 탈출구(계단 등)가 없는 곳에 비상구 표시 등이 주로 적발됐다.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쇼핑몰도 있었다. 주로 하역장에 지게차·근로자 통로 미구분, 안전모·안전화 등 개인보호구 미지급, 분전반 등 전기설비 충전부에 감전 방지 미조치, 도급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 미흡 등이었다.
이번 점검은 지난 9월 26일 총 8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고를 계기로 이뤄졌다. 복합쇼핑몰 등 전국 대형 유통업체 650여 곳 중 노동자·이용객 수와 산업재해 이력 등을 고려해 207곳을 불시에 긴급 점검했다. 점검에는 전국 근로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대전의 대형 아웃렛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쇼핑몰에선 비상 대피로·소화기 등과 관련한 기본적인 안전 조치조차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점검 결과에 따른 법 위반 사항을 정리해 각 유통업체 본사에 통보해 기업 스스로 안전 점검을 강화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자 7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는 오는 15일로 50일이 되지만 여전히 발화 원인을 찾지 못했다.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 기본적인 감식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수사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사실로 밝혀지면 유통업계에선 첫 사례가 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사고 당일 현장을 방문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 올린다"면서 "관계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