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부담에 외면받던 금리제한 주담대 인기...고정금리 대출도 급증

2022-1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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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리상한형 주담대 판매액 전월비 47%↑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70~90% 달해

이달 초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이들 중에서도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최근 들어 증가했다. 금융당국 또한 금리 인상기에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의 구축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0월 말 금리상한형 주담대 판매 건수는 259건이다. 액수는 570억원 규모다. 이는 전월 387억원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년간 60건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상승 폭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대출금리 상승 폭의 상한선(0.45%포인트)을 제한하는 대출 특약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유리한 상품이지만 특약을 추가하는 구조인 만큼 기존 상품 대비 0.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향후 대출금리 인상 폭이 가산금리와 금리상승 제한폭을 넘어서야 금융소비자가 유리한 구조다.

올해 상반기부터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요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에 근접했고, 연내 8%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일반 주담대를 받은 이들 중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이들도 늘었다. 은행별로 최소 70%에서 많게는 90%까지 고정금리 조건으로 대출 계약이 체결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신규 주담대의 약 90%가 고정금리 대출이었다. 작년 말엔 20%에 불과했다. 실제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과 9월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각각 24.5% 24%를 기록했다. 지난 3~7월에 17.5~19.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최대 7%포인트 오른 수치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고정금리는 은행채를 지표 금리로 따르는데, 코픽스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상단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4일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5.16∼7.65%, 고정금리(5.35∼7.37%)의 상단을 넘어섰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은행에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차주들의 부담을 완화하자는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고금리 시대에 차주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차주에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운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여러 금융기관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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