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살아났다.'
10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백화점 판매액은 2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국내 유통 채널 가운데 소매 판매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高(고)'로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백화점은 리오프닝 효과를 실감하며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세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의류 소비가 급증했다. 또 명품 등 불황 없는 제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 것도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화점은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 비중이 크다. 물가 상승과 불황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다. 겨울철은 가전과 의류 객단가가 높아지는 시기여서 4분기 매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백화점 고마진 카테고리인 국내 패션 중심으로 점포 매출이 고신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여성패션 25.9%, 남성·스포츠·아동 19.1%, 잡화 19.1%, 해외 패션 19.0% 등 패션 카테고리에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 609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50.5% 증가했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패션 부문에서 수요가 늘었고, 작년 8월 오픈한 대전 신세계가 전년 대비 107.7% 매출 상승을 이룬 결과다. 온라인 매출도 2.2% 증가했고, 대전을 제외한 백화점 점포 평균 순매출도 16%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 5607억원, 영업이익 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64.6% 뛰었다. 본격적인 코로나19 완화와 소비심리 회복으로 패션·스포츠·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군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명품 등 고가품을 파는 백화점과 중고 거래로 소비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특히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고정적인 수요로 백화점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