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여 개 국내 제약사가 올해 공장과 사옥 신설을 결정하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설비투자에 나선 기업 대부분이 탄탄한 내수 기반을 갖춘 제약사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에 맞서기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옥보다 공장 증설 비중이 높았다. 20개사 중 13개사가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본사 사옥과 연구시설 투자를 단행한 기업도 있다.
대웅제약과 GC녹십자는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대웅제약은 경기 화성과 충북 오송 소재 바이오의약품 GMP 공장 신설 등에 2024년까지 2115억원을 투입한다. 2024년 완공될 ‘대웅 이노베이션 큐브’는 대웅제약과 파트너사 간 에코 시스템 거점이 될 예정이다. GC녹십자도 충북 오창과 전남 화순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공장 신·중축에 211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프레스티지바오로직스(1699억원)와 유바이오로직스(1015억원), LG화학(1000억원)도 생산시설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아미코젠(876억원) △엔지켐생명과학(540억원) △한국백신(400억원) △한국코러스(350억원) △바이오앱(350억원) △일양약품(350억원) △셀리드(300억원) △마이크로디지탈(300억원) △한미정밀화학(291억원) △에스티팜(225억원) △아이진(200억원) △큐라티스(171억원) △한미약품(36억원) 등도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제약사의 적극적인 투자에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민관 합동으로 'K-바이오·백신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향후 1조원까지 확대해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 투자에 활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과 달리 국내 영업 비중이 높은 제약사가 상당수"라며 "제약사들이 투자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글로벌 기업을 견제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