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국내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엇갈린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글로벌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개미들은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주식 대신 2차전지 등 관련 종목에 투자를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국내 자금 경색 등으로 증시 변동이 계속되자 개미들은 리스크 회피를 위해 ETF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25포인트(1.15%) 오른 2399.04로 마감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개인은 723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278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7월부터 집중 매수를 시작, 이날까지 총 8조717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위 종목은 2차전지·미국S&P500·메타버스 등 테마형 ETF다. 특이 2차전지는 하락장에서도 나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KODEX 2차전지산업’은 최근 3개월 동안 26.82%의 수익률을 거뒀다. 다른 2차전지 관련 ETF도 오름세다. 미국S&P500 역시 수익률 6%를 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메타버스 관련 테마형 ETF도 5% 이내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주식형·채권형 ETF로도 개인 투자자의 일부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발 긴축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ETF 시장 내 투자 심리는 회복 상태인 것으로 판단, 대형주·성장주·국채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학개미들(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의 ETF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올 들어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하락폭을 키우면서 해외 증권 시장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이들이 투자한 국가는 미국·일본·홍콩 순으로 미국 QQQ ETF에만 5억2300만달러(약 7249억 5181만원)를 투자했다. 전반적인 증시 하락에도 강달러와 엔저를 이용해 환차익을 노리기 위해 투자금이 더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으로 국내 ETF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종목만 해도 630개이며, 순자산총액은 77조원에 이른다. 하루 거래대금은 3조원 수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궈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등 지수를 중심으로 성장을 해 온 ETF 시장은 섹터ETF와 테마 ETF 등으로 투자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ETF에 액티브펀드의 전략을 사용하는 액티브 ETF도 해당 시장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