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직원, 고용부 감독서류 무단촬영·본사 전달…"깊이 사죄"

2022-11-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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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생산센터 직원 대전노동청 감독관 서류 빼돌려

황종현 대표 "즉시 업무배제…경위 확인 후 엄중 징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PC삼립 직원이 SPC그룹 계열사의 끼임 사망 사고를 조사 중인 노동당국 서류를 몰래 촬영해 본사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당국은 적발 즉시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 SPC삼립 측은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전고용노동청은 지난달 15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이달 3일 SPC삼립 세종생산센터에서 현장감독을 벌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 노동청 감독관들이 현장감독으로 회의실에 없는 틈을 타 SPC삼립 직원이 감독관 서류 등을 뒤져 감독계획서를 무단 촬영했다. 이 직원은 이렇게 확보한 감독계획서를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SPC삼립 본사와 불특정 SPC 계열사 등에 공유했다.

대전노동청 감독계획서에는 대전노동청 감독 일정과 감독반 편성, 감독 대상인 64개 사업장 명단이 담겨 있었다. 대전노동청은 사고 당일 오후에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해당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노동당국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산업안전보건법상 감독관의 점검 방해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SPC삼립 본사에 엄중 경고하고, 관련자 문책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진행 중인 기획감독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감독 일정을 변경해 오는 18일까지 불시감독 방식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28일부터 SPC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 본사를 비롯한 20개 계열사 총 64개 사업장 전부에 대해 산업안전·근로기준 합동 기획감독을 벌이고 있었다.

SPC삼립 측은 5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와 함께 해당 직원 엄중 징계를 약속했다.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관계당국 조사를 방해하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해당 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했고, 경위가 확인되는 즉시 신속하고 엄중하게 징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저한 반성과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 엄격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SPC삼립은 반성하는 자세로 관계당국 근로감독을 포함한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말씀드린다"며 "거듭 이번 일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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