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희생자 빈소 깜짝 조문..."유가족에 위로의 마음 보태고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후 '이태원 압사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대통령실은 이날 저녁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경기도 부천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를 위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장에서 한 희생자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희생자의 남동생에게 “아버지를 잘 보살펴 드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도 찾아 이번 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은 유가족을 만나 애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시청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했다.
세월호에 '이태원'까지...트라우마에 빠진 'Z세대'
'이태원 참사'로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의 심리적 치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Z세대는 청소년 시절 '세월호 참사'를 목격했다. 대학과 사회에 나온 후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까지 터지며 사고를 간접적으로 겪은 이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일 병의원 정신의학과 전문가들은 피해 동질감 등으로 'Z세대'와 '여성'들이 이번 이태원 참사의 트라우마를 함께 겪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이번 참사로 유가족은 물론이고 목격자, 사고대응 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의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참사 사망자(156명) 중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여성은 101명으로 남자의 두 배 수준이다.
'희생자' 아닌 '사망자'·'글자 없는' 검은 리본...'애도 의미 축소' 논란 가열
정부가 이태원 압사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야권의 비난이 거세다. 또한 중앙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합동분향소 조문시 '근조'나 '추모' 등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일괄 착용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다. 정부 스스로 애도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그렇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1일 야권은 정부가 전국에 설치한 이태원 참사 관련 합동분향소의 명칭을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로 명명한 것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희생자도 위로금 2000만원...장례비 1500만원 지원
정부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외국인들에 대해 위로금 2000만원, 장례비 최대 1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외교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고 외국인 사망자가 전체 약 6분의 1인 26명이다. 외교부는 유가족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예우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원 대책을 밝혔다.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으로 국적 별로 살펴보면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태국·베트남·스리랑카·오스트리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태국·프랑스·호주 각 1명이다
부상자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15명으로, 14명은 퇴원했고 1명이 치료 중이다. 부상자 중에는 국적 공개를 꺼리는 이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부상자에 대해서도 "최대한 인도적인 측면에서 치료비도 지원할 수 있도록 유관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인 목격담 "눈 감으면 숨 못쉬며 쳐다보던 눈빛 떠올라"
인도인 뉴힐 아하메드(32)가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대참사’에 대한 현장 목격담을 전하며 두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31일(현지시각)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아하메드는 그날 이후 눈만 감으면 끔찍한 장면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장면은 이미 사망한 친구에게 30여 분간 심폐소생술(CPR)을 멈추지 않던 한 남성의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용없으니 그만하라고 옆 친구가 말려도 그 남성은 필사적으로 했다고 아하메드는 말했다.
또 다른 장면은 군중 속에서 눈이 마주친 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 여성은 수많은 인파 속에 갇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무기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봤다고 그는 전했다. 아하메드는 그러나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지난 이틀 동안 5~6시간 밖에 못 잤다”고 토로했다. IT전문가인 그는 이태원에서 산지 올해 5년째다. 해마다 이태원 주변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겼으며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아하메드는 올해 같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