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가 재가동 작업을 마쳤다. 5대 금융지주를 필두로 출자금과 관련한 의결을 마쳤으며 증권유관기관들도 앞서 내부 의결을 이미 마치고 필요시 자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스탠바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의결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모두 1조원 규모로 이사회 출자금 의결을 완료했다”며 “투입 시점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금융당국과 협조중”이라고 답했다.
지난 9월 28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에서 증안펀드 재가동 등의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증안펀드의 전체 규모는 10조7600억원으로 국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에서 10조원을,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서도 7600억원을 조달한다.
펀드 자금은 실제 투자 시 필요 자금을 납입하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증안펀드 투입으로 경직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중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는 주가 급락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면서 “금융 당국의 선제적 조치는 시장 참여자의 불안한 심리를 완화시키는데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투입 시기는 현재로선 제로에 가깝다. ‘증시 부양’이 아닌 ‘증시 안정’이 목적인 만큼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이뤄질 수 있다는 거다.
최 연구원은 “이번 증안펀드 추진은 2020년에 조성된 펀드를 재가동하는 개념으로 2020년에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됐지만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자금이 집행되지 않았다”며 “현재 금융시장에서 다수의 노이즈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펀드의 목적은 증시 부양이 아닌 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