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韓경제] 경제 대들보 '반도체' 생산, 석 달 연속 뒷걸음질

2022-10-31 16:07
  • 글자크기 설정

반도체 생산 한 달 전보다 4.5% 감소

재고 출하량 늘면서 생산 줄어든 탓

"대외 여건 개선되면 금방 회복될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석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정보기술(IT)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 여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수요 부진 상황이 계속된다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생산은 한 달 전보다 4.5% 감소했다. 7월(-3.5%)과 8월(-12.8%)에 이어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석 달 연속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5월과 2017년 2~4월에도 반도체 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하다 다시 회복했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도 3.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는 지난 8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컴퓨터와 TV, 스마트폰 등에 대한 소비가 감소했고,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 수요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반도체 재고가 쌓였고, 기존 재고를 먼저 출하하면서 생산량은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 출하량을 보면 전월 대비 17.8% 늘었다. 7월(-20.2%), 8월(-5.0%)에는 반도체 출하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기존 재고가 출하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대외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점도 반도체 생산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봉쇄 조치 여파와 정보기술 등 전방산업 부진 여파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진 여파로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0(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에서 제조업 부분을 보면, 1차 금속(-15.7%)과 반도체(-4.5%), 자동차(-3.5%) 등이 감소한 게 영향을 끼쳤다.

다만 통계청은 지금의 반도체 생산 부진이 계속돼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조금 이르다며 경계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 특성상 일정 비율의 재고를 유지한다"며 "이를 위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통상 6개월가량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때 경기 흐름 신호로 읽는 점을 감안하면 현시점에서 반도체 생산에 대한 우려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둔화한 글로벌 경기 상황 등 반도체 생산을 방해하는 외부 여건만 바뀐다면 조만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투자를 지연시킬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외부 여건만 바뀐다면 금방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