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경영상황이 지난해와 같거나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매대금과 원리금 상환을 위해 신규자금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도 작년보다 늘었다.
IBK기업은행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지난해 기준 매출액 5억 이상 국내 중소기업 4683곳(숙박 및 음식점업 등은 3억원 초과)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한 업체의 76.7%가 올해의 경영상황이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부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6.7%, 작년과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50%였다.
자금수요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당시 급감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42.8%로 절반에 가까웠으나 점차 인식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23.1%로 전년(14.8%) 대비 확대됐고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11.9%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오르면서 중소기업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건비, 설비투자 등의 자금수요는 전년대비 각각 6.2%포인트, 0.5%포인트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자금조달 현황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22.7%가 외부차입금(잔액 기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차입금이 없는 이유로는 대부분이 ‘내부유보자금으로 필요자금 충당이 가능’(85.2%) 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지난해 신규 자금조달처는 은행(58.4%), 정책자금(30.5%), 비은행금융기관(5.6%)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은행 신규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담보대출이 연 3.12%, 신용대출이 연 3.75%였다. 중소기업들은 실제로 필요한 자금 대비 80.9%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주식,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중소기업은 0.1%에 불과했다.
그런가 하면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금융자산 대부분(82.9%)을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예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금융자산 운용 시 입출금의 편리성(63.7%)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안정성을 고려하는 기업들도 47.6%로 전년에 비해 11.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업들이 판매·구매대금을 받은 결제수단으로 현금(수표 포함) 비중이 가장 높았고, 판매대금 외상 대금수취일은 평균 43.8일이었다. 구매대금 외상 대금지급일은 평균 38.8일이다.
기은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금리상승기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재료값 상승 등 어려운 대내외여건 속에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은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지속됨에 따라 경영위기에 봉착할 중소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영 정상화 및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