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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라틴아메리카의 경제 대국 브라질이 '핑크 타이드'(분홍색 물결, 중남미에서 좌파 세력이 여럿 집권하는 현상)에 최정점을 찍었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 중남미 경제 대국들에 좌파 정권이 잇달아 들어서며 정치 지형의 판이 바뀌었다. 만성적인 빈곤, 불평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 등이 좌향좌의 배경이란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의 이번 대선 승리는 2020년 볼리비아, 2021년 페루, 2022년 3월 칠레 등 중남미를 휩쓴 좌파 물결의 최정점이라고 평했다. 신자유주의 우등생으로 꼽히던 칠레와 중남미 경제 대국 브라질까지 좌파로 돌아선 것이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의 이번 대선 승리는 2020년 볼리비아, 2021년 페루, 2022년 3월 칠레 등 중남미를 휩쓴 좌파 물결의 최정점이라고 평했다. 신자유주의 우등생으로 꼽히던 칠레와 중남미 경제 대국 브라질까지 좌파로 돌아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그(룰라 전 대통령)의 승리는 콜롬비아와 칠레 대선에서 좌파가 획기적인 승리를 거둔 후 중남미의 새로운 ‘핑크 타이드’를 공고히 했다”며 “20년 전 룰라 전 대통령을 세계 무대로 이끈 지정학적·정치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평했다.
이번 브라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실업 증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코로나19 대응책 등 주로 경제 문제였다. 비영리 단체인 G-10 파벨라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의 빈민가 지역사회 주민들은 일자리 창출, 의료 서비스 개선, 인플레이션 감소, 빈곤 퇴치, 교육, 부패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브라질의 실업률은 지난 7월 기준으로 9.1%에 달한다. 2018~2020년 동안 2~5%를 유지했던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한때 12%를 넘는 등 가파르게 치솟았다.
시민단체 ‘식량 주권과 안보에 관한 브라질 연구 네트워크(PENSSAN)'에 따르면 3300만명의 브라질 국민이 충분한 식량을 살 여유가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말에는 약 1900만여명 수준이었다.
룰라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브라질은 연평균 4% 이상 성장했으며, 실업률은 절반으로 줄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근로자 10명 중 약 1명이 일자리가 없으며, 인구의 18.4%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대선 경쟁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역 전반에 걸친 이데올로기 재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좌파 이동은 유권자들의 현 우익 정부에 대한 불만의 산물”이라며 유권자들이 룰라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때의 향수에 젖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경제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벗어나는 행운이 따라야 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금리인상 영향 등으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을 1.7%로 하향 조정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 인도 등 다른 신흥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쿠바의 일당 체제를 옹호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룰라 전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 중국 및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존경받는 글로벌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인 점에 주목했다. 미국과 갈등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는 평이다. 이번 브라질 대선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보우소나루가) 패배할 경우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위대한 인물을 선출할 기회가 왔다”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