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브라질 선거법원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자투표 종료 시간(오후 5시·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이후 곧바로 시작된 개표는 오후 6시 45분 현재 67%가 넘는 개표율을 보이고 있다. 이때까지 개표 결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50.01%,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49.99%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불과 0.02% 포인트 차다.
초반 개표에만 해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앞섰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룰라 전 대통령이 격차를 점점 더 좁힌 뒤 역전극을 벌이며 살얼음판 선두로 나서고 있다. 개표 55%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50.19%, 룰라 전 대통령이 49.81%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60%대 후반까지 우위를 보였던 지난 2일 1차 투표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차 투표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개표 70%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결국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이날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 것이다.
두 후보는 브라질 대선 이틀 앞두고 진행된 28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2시간 반 동안 대립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집권 전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해놓고 시행하지 않았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공격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를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역공하기 시작했다. 룰라는 보우소나루가 집권하는 동안 6498번의 거짓말을 했다며 여기서 '진짜 거짓말쟁이'가 누군지는 브라질 국민이 이미 알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후 두 후보는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오랫동안 '거짓말쟁이' 논쟁에 열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대선에서 박빙으로 승부가 결정되면 선거 불복 등 후폭풍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여론조사부터 룰라 전 대통령에게 내내 밀렸던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쳐왔다. 유명 정치평론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의심할 여지없이 보우소나루 측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폭력 사태의 규모가 얼마나 클지 예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투표는 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한국시간 30일 오후 8시∼31일 오전 5시)까지 진행된다. 중남미 대국 브라질을 향후 4년간 이끌 대통령이 이르면 투표 당일 오후 8∼9시(한국 31일 오전 8∼9시)께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