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와 시민단체의 집회를 막은 경찰의 조치가 적법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당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의 화단 진입을 막으려 했고 결국 집회가 무산된 바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1부(선의종 황중연 최태영 부장판사)는 강모 씨 등 6명이 최모 전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과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쌍용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대책위)'는 2013년 5월 29일 저녁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준비했다. 서울 중구청이 같은 해 4월 4일 행정대집행으로 쌍용차 추모 분향소를 철거하고 화단을 설치한 것을 규탄하는 집회였다.
강씨 등은 2014년 5월 "경찰 방해로 집회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1인당 4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항소심은 청구를 인용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의 집회 방해가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허용 범위를 넘어 위법하다며 정부와 최 전 과장이 1인당 2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항소심과 달랐다. 대법원은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면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사건 당일 발생한 상황에 국한할 게 아니라, 2012년 4월부터 대한문 앞에서 다수의 공무집행방해와 손괴 행위가 발생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성 기간 화재가 발생했고, 쌍용차 대책위 관계자들은 화단을 훼손하거나 천막을 설치하려는 시도를 반복했다"며 "(경찰의 행위는) 불법적인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요 최소한도의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을 수용해 정부와 최 전 과장의 행위는 적법했고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도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