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진] 다음 과제는 지배구조···그룹 컨트롤타워 개편도 관건

2022-10-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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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신임 회장이 산적한 그룹 현안을 취임 초기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지배구조와 그룹의 장기적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 회복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 취임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와 경영체계 개편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의 지배구조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 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회장(17.97%)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생명을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반면 그룹 내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삼성생명이 8.51% 삼성화재가 1.49%를 보유하는 등 금융 계열사 도움을 받아 총 21.14% 지분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에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서로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변수로 지목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매각해야 하는 탓에 이 회장 지배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금산분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 새로운 지배구조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그룹을 사업지주·금융지주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지배구조의 축인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각각 지주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삼성물산 혹은 새로운 사업지주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경영체계 변화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지금 오너 체제에서 향후 새로운 경영체계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이 회장이 실제 어떤 밑그림을 그릴지 주목된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이런 구조로는 그룹 전체 미래 비전을 이끌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룹 컨트롤타워가 부활하면 '과거로 회귀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과거 미전실 시기에는 각 계열사 이사회보다 미전실이 그룹 관련 주요 경영 판단을 내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과거 미전실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이어가지 않고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승진 직후 대내외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특히 그룹 차원에서는 지배구조와 컨트롤타워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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