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올해 1~9월 평균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의 경영지표 비교를 실시한 결과 100대 기업 중 칩4에 속한 기업은 총 48개사로 나타났다. 이 중 한국은 3개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28개사, 대만 10개사, 일본 7개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42개사가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의 14배 수준이다. 시총 상위권에는 △SMIC(28위) △TCL중환신능원(31위) △칭광궈신(32위) △웨이얼반도체(38위) 등 다수 기업이 포진했다.
중국 기업은 대규모 내수시장과 자국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중국 기업의 2018년 대비 지난해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26.7%로 중국 외 기업(8.2%)보다 성장성이 약 3.3배 높았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124.7%로 중국 외 기업(47.7%)의 2.6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 투자는 63.1%로 칩4 반도체 기업 중 최고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이 최신 설비 투자로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경쟁을 펼친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총 48조원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설비 투자 비율은 2018년 대비 3.3% 늘었다.
한국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는 지난해 8.3%로 칩4 국가 중 가장 낮았다. 국내 기업은 R&D 투자가 비교적 활발한 팹리스보다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 비중이 높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 패권을 장악하고자 국가 차원에서 투자 유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한국도 반도체 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공세적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