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아쉬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차전지 관련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52.45포인트(3.06%) 내린 4828.87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4981.32) 대비 33.83포인트(0.68%) 내린 4947.49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4770.23으로 하락하며 전일 대비 4% 넘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간 2차전지 테마는 박스권 장세에 갇힌 10월 국내 증시에서 에이스 노릇을 했다. 9월 말 2155.49였던 코스피는 지난 19일 2237.44로 거래를 마치며 상승 폭이 3.80%(81.95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같은 기간 4372.56에서 4981.32로 13.92%(608.76포인트)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테마형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면서 상승 폭 2위인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 상승 폭(8.52%)을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수가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아쉬운 3분기 실적에서 기인했다.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으로 매출 214억5000만 달러(약 30조7600억원)와 주당순이익(EPS) 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PS는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문제는 매출이다. CNBC 등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테슬라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19억6000만 달러였다. 실적이 기대치를 5억1000만 달러(약 7300억원) 밑도는 '어닝 미스'가 발생한 셈이다.
아쉬운 실적은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19일 테슬라 정규장 종가는 전일 대비 1.85달러(0.84%) 오른 222.04달러였지만 이후 시간 외 거래(에프터 마켓)에서 13.88달러(6.25%) 급락한 208.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가 112억8114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서학개미도 3분기 어닝 미스로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실적에서 발목을 잡은 요인은 달러 강세다. 미국의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지속적인 강달러 현상을 유발해 매출 감소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여전한 물류 차질도 차량 인도보다 생산량을 높게 만들며 수요 둔화 우려를 야기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약진도 테슬라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등을 둘러싼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테슬라의 주요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 테슬라가 경쟁 심화에 직면했다는 우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3분기 실적의 컨센서스 하회와 2023년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머스크는 가격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가이던스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면서 과거처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